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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정체성 잃은 가출청소년의 가정 될터”

등록 2015-04-07 21:12

홍성욱 교사(맨 오른쪽)와 부인 강춘화(맨 왼쪽)씨가 지난 3일 충남 논산공고에서 제자들에게 ‘꿈이레’ 가출청소년 쉼터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홍성욱 교사(맨 오른쪽)와 부인 강춘화(맨 왼쪽)씨가 지난 3일 충남 논산공고에서 제자들에게 ‘꿈이레’ 가출청소년 쉼터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논산에 쉼터 짓는 홍성욱씨 부부
평생 모은 재산으로 7월 ‘꿈이레’ 마련
청소년 사이버상담소 운영 10여년째
가출 딸 찾아다니다 특별한 관심 가져
전문가 멘토그룹이 1대1 지도할 계획
“가출청소년들이 정체성을 찾고 인생의 목표를 정하도록 돕는 쉼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평생 모은 재산으로 가출청소년 쉼터를 짓는 부부가 있다. 홍성욱(53) 충남 논산공고 교사와 강춘화(49) 논산시청 요양시설 생활관리사가 그들이다. 이 부부는 지난해 충남 논산시 은진면 성평3구에 땅을 구입해 쉼터를 짓고 있다.

‘꿈이레’로 이름 붙인 이 청소년쉼터는 897㎡ 터에 2층 규모다. 1층엔 숙소와 식당 겸 거실, 프로그램실, 상담실 등이 들어서고 2층은 홍 교사 가족의 살림집이다. 7일 현재 기초공사를 마치고 벽채 공사가 한창인데 7월이면 완공된다. 꿈이레는 ‘꿈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늘 존재했고 이룰 수 있는 가치’라는 뜻이다.

홍 교사는 10여년 전부터 청소년 사이버상담소를 운영하며 청소년들을 돌봤다. 가출청소년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5년 전 중학교 2학년이던 딸이 가출하면서다. “집에 안 들어오면 찾으러 다니기를 반복했죠.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가 말하기까지 애타는 심경은 비슷한 경험을 한 부모라면 다들 아실 겁니다.” 미워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말문을 닫고 집을 나가도 아이들은 내심 부모가 자신을 찾기를 바라는데 그렇지 않으면 버려졌다고 생각해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출이 아니라 관심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만드는 쉼터는 가정환경 등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가출청소년들에게 엄마와 아빠, 가정을 대신하는 구실을 할 참이다. 멘토와 함께 잘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관심 분야를 얘기하며 인생의 목표를 정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미래의 꿈이 있는 청소년은 크게 방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외곽에 쉼터를 짓는 것은 아이들이 흙의 힘을 보고 생명의 위대한 가치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가출청소년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다원재능검사를 해서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는지 가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멘토로 일대일 지도를 할 겁니다.” 멘토그룹엔 은퇴한 전문가, 주변 대학 교수 등이 참여하게 된다. 교사 월급으로는 쉼터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어 월 1만원을 후원할 1004명을 모으고 있다.

“청소년은 다음 세대의 주역입니다. 대도시와 달리 중소도시는 돌봄시설, 전문가 등이 적어 가출청소년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교육청과 논산시가 프로그램 등 쉼터 운영을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세요.” 대학 때 만나 고아원·양로원 봉사 다니는 일로 데이트를 하던 이 부부가 가출청소년들의 엄마, 아빠로 첫걸음을 시작했다.

논산/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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