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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광주 ‘시민시장’ 초심 잊었나

등록 2015-04-27 20:33

취임 300일…“유턴 시장” 비판 높아
KTX 노선·북부순환도로 공사 등
약속 어기고 ‘강행’ ‘원안 회귀’ 잦아
27일 오전 11시30분 광주시청 정문 앞에 한 시민단체 활동가가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손팻말엔 “푸른길을 훼손하지 말라”는 호소가 담겨 있었다. 2016~2024년 도시철도 2호선(41.9㎞)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푸른길 공원의 백운광장~조선대 치대 건너편 2.8㎞ 구간의 주요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윤장현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푸른길 공원을 경유하지 않는 방법이 있는지 전문가들과 함께 찾아볼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시는 푸른길 훼손을 피하려면 사업비가 최소 513억원 늘어난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폐선 터에 나무와 꽃을 심어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결성된 푸른길 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출신인 윤 시장은 아직 속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로 취임 300일을 맞은 윤 시장에겐 ‘유턴 행정’과 ‘도루묵 시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뒤따른다. 윤 시장이 민선 5기 때 결정됐던 몇몇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원안대로 결정”하는 사례가 잦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광주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건설 여부다. 윤 시장은 지난해 지난 7월 취임 직후 지하철 2호선 건설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한 지 5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일각에선 “재검토한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됐다. 논란만 일었고, 별 소득도 없이 헛수고만 했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광주시는 케이티엑스(KTX) 광주역 진입 여부에 대해서도 ‘유턴 결정’을 했다. 광주시는 윤 시장 출범 이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던 호남선 고속철도 광주역 진입에 대해 민선 5기 때 결정했던 대로 광주역 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송정역에 도착한 일부 케이티엑스를 광주역까지 37분이나 걸려서 되돌리는 이른바 ‘스위치백’(switchback) 방식으로 운행하겠다던 정책을 원안대로 수용했지만, 국토교통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 시장은 티에프팀을 구성해 논의하도록 했지만, 결국 유턴한 뒤 원점회귀했다.

오히려 시정의 역주행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는 북구 일곡동 한새봉 구간을 관통하는 원안대로 북부순환도로 1공구 구간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우회도로를 개설하겠다고 했던 약속은 윤 시장 취임 이후 지켜지지 않게 됐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인권도시에 걸맞게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에 캠프 출신 측근뿐 아니라·지인 등을 챙기는 인사와 관련해 “상식선을 넘었다”는 혹평도 나온다.

‘시민시장’을 자처해온 윤 시장에 대한 시민단체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오는 7월 취임 1주년 때 여성·복지·노동·환경 등 7개 분야로 나눠 윤 시장의 시정을 엄정하게 평가할 방침이다.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민선 5기 때는 오히려 중요 사안을 설명하며 시민단체와 소통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소통이 잘 안 된다”고 꼬집었다. 윤 시장 당선인 시절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노동운동가 출신부터 전 국정원 인사까지 다양한 인간관계로 맺은 인적자원은 있지만, 정확하게 광주공동체에 대한 설계도가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비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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