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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동네 놀이터 전락한 광주어린이대공원

등록 2015-05-04 19:46수정 2015-05-05 16:31

5·18 직후 국민성금으로 마련
전시관·미술관 등에 터 빼앗겨
회전목마·미끄럼틀 등 6개만 남아
5·18 민주화운동 직후 기공했던 광주어린이대공원(당시 전남어린이대공원)이 명맥을 유지하지 못한 채 유야무야 사라지고 있다.

광주시의회 김보현 의원은 4일 “광주시 북구 운암동 광주어린이대공원은 1980년 5·18 치유를 위한 국민의 성금으로 추진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유야무야되고 있다. 그나마 남은 일부 시설도 조악하고 노후화해 안전을 장담할 수 없으니 운영 방향을 바꾸거나 대체 공간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그는 “전국의 수많은 도시가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북돋우기 위해 전용 대공원, 회관, 도서관 등을 두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어린이 전용 공간이 전무한 상황인 만큼 시민 시장을 자임하는 윤장현 시장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75년 2월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 일대 243만9130㎡를 근린공원으로 지정했다. 이어 80년 8월 호남고속도로 서광주진입로 들머리 일대 터 37만9583㎡에 어린이회관을 신축하고 대규모 어린이대공원을 조성하겠다며 기공식을 열었다. 5·18 직후 뒤숭숭했던 광주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국민의 성금을 모아 펼친 유화책 중 하나였다. 이후 이 일대에는 어린이헌장탑이 세워지고, 과학관·수영장·유희시설 등이 잇따라 설치됐다.

하지만 시는 95년 비엔날레를 창설하면서 수영장 자리에 전시관, 과학관 위치에 미술관을 각각 지었다. 부근 빈터에도 울타리를 두른 테니스 연습장과 게이트볼 경기장을 설치했다. 이로써 남겨진 어린이 시설은 회전목마 등 5종의 유희시설과 미끄럼틀을 갖춘 작은 놀이터가 전부이다.

시민 김아무개씨는 “요즘 이곳을 어린이대공원이라고 부르는 이가 없다. 누구도 항의하지 않으니까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전용공간을 하나둘씩 빼앗아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시민 이아무개씨는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맘놓고 뛰어놀 수 있는 너른 공간이 없다. 애초 약속대로 이곳에 어린이대공원을 조성해 유모차와 보행기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시는 도심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부족하다는 의회의 지적을 받고 올해 예산에 어린이회관 신축을 위한 기본설계 용역비를 반영했다.

시 아동계 전향숙씨는 “여론을 수용해 어린이 전용공간을 지을 방침이다. 2000만원을 들여 어린이회관의 입지·규모·시설 등을 검토하는 용역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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