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새도심과 옛도심 사이에는 518번 시내버스가 다닌다. 이 버스는 다른 노선에 견줘 굴곡이 심하고 거리도 길어서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한다. 하지만 광주시는 이 버스를 3년째 유지하고 있다. 시민의 사랑을 받는 이 버스에는 어떤 사연이 실려 있을까.
광주시교육청은 14일 5·18 민주화운동 35돌을 앞두고 초·중·고 학습용으로 동영상 ‘518버스에 실린 사연’을 제작했다고 밝혔다.이 동영상은 광주시교육정보원 누리집(gebs.gen.go.kr/cmd)의 공개강연방에 기획영상자료로 올라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로도 제작했다.
9분짜리인 동영상에는 518버스를 타고 오월의 현장을 돌아보는 장면들이 담겼다. 애초 군부대가 주둔했던 상무지구에서 시민군의 근거지였던 금남로를 거쳐 희생자들이 잠든 5·18묘지까지 33.4㎞를 진행한다. 이 노정에서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배경과 의의, 피해와 유적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이 버스의 노선에는 5·18 사적지 26곳 가운데 군 주둔지였던 상무대의 법정·감옥을 비롯해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 광주역, 광주교도소, 5·18 옛묘지 등 핵심 유적 10여곳이 포함되어 있다.
이 노선은 순례객들한테 오월 유적을 안내했던 봉사단체 ‘오월의 빛’이 제안하고, 광주시가 ‘도시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며 만들어졌다. 이 버스는 한해 88만명을 실어나르고 있지만 수익은 운송원가의 73%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시 대중교통과 윤선욱씨는 “도시를 상징하는 노선으로 운영하고 있다. 외지인과 학생들이 큰 부담 없이 5·18의 현장들을 둘러볼 수 있는 유용한 교통수단”이라고 소개했다.
김채화 광주시교육정보원장은 “518버스는 지금도 2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눈에 익은 버스를 등장시켜 도시의 정의로운 역사를 알려주고, 학생들한테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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