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상임감사에 새누리 출신
이사회 투표서 2순위·비전문인
국립대병원에 잇따라 새누리 출신
의료노조 “국립대병원 발전 저해”
이사회 투표서 2순위·비전문인
국립대병원에 잇따라 새누리 출신
의료노조 “국립대병원 발전 저해”
교육부가 전남대·제주대·충남대·경상대 등 국립대병원 상임감사에 잇따라 새누리당 출신 ‘정피아’(정치인+마피아)를 앉히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특히 전남대병원은 2순위로 추천된 비전문인을 정관이 정한 요건을 무시한 채 임명해 여진이 만만치 않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7일 성명을 내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관료+마피아)를 탈피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립대병원 상임감사에는 ‘정피아’가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낙하산으로 임명된 상임감사는 국립대병원이 공적 기능을 잘 수행하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통제 통로가 되거나 노조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등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상임감사한테 억대 연봉을 주며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비상근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최근 전남대병원 상임감사로 새누리당 목포시당원협의회 위원장 출신인 양회영(57)씨를 임명했다. 양씨는 목포신안축협조합장과 광주전남축협조합장협의회장 등을 지낸 축산인이다. 양씨는 지난 1월 이사회 투표에서 11표 중 6표를 받은 금융권 출신 ㄱ씨한테 밀려 4표를 얻은 뒤 2순위로 추천됐다. 추천 과정에서 다수 이사들은 “정관에 원장·감사는 재적 이사의 과반 지지를 받아야 임명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2순위 추천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교육부 파견 이사는 “관례대로 2순위까지 추천하자”고 제안해 복수 추천을 관철시켰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전임자의 임기가 만료된 뒤에도 차일피일 임명을 미뤘다. 공석이 장기화하자 이사장인 지병문 전남대 총장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해 1순위 추천자를 조속히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추천 5개월 만에 낙점을 받은 상임감사는 새누리당 출신 2순위자였다. 이로써 전남대병원은 3년 전 김천국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광주북을 위원장이 감사를 맡았던 시절로 후퇴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4월 제주대병원 상임감사에 새누리당 제주도당 부위원장과 사무처장을 지낸 김영준씨를 임명했다. 직전 이 병원 상임감사 역시 한나라당 제주도당 여성부장을 지낸 김순효씨가 맡았다. 같은 달 충남대병원 상임감사에는 정하길(53) 새누리당 대전시장 대변인, 경상대병원 상임감사에는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을 지낸 이태일(72) 전 경남도의회 의장이 낙점을 받았다. 국립대병원설치법에는 상임감사의 경우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가 임명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안관옥 허호준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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