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광주지역 지식인들 창립식
“국가·시장논리 배제된 열린 대학”
전공·필수 없이 자율적 과목 선택
9월 광산구 한옥에 1캠퍼스 마련
내년엔 2년 8학기 학위과정 개설
“국가·시장논리 배제된 열린 대학”
전공·필수 없이 자율적 과목 선택
9월 광산구 한옥에 1캠퍼스 마련
내년엔 2년 8학기 학위과정 개설
“아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자유’가 되어야 합니다. 본디 자유란 공적인 일에 함께 참여하는 것입니다.”
광주지역의 교수·교사 등 지식인들이 25일 오후 5시 광주시 광산구 장덕동 근대한옥에서 광주 시민자유대학을 창립한다. 이들은 설립취지문을 통해 “국가와 시장의 논리에 지배되지 않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학문과 예술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열린 대학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또 “취업·자격을 목표로 하는 배움이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소양을 쌓고, 시대와 지역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학은 오는 9월 광산구 근대한옥에 1캠퍼스를 마련하고, 2016년에 2년 8학기 체제인 학위 과정을 개설한다. 이어 2018년까지 2·3캠퍼스를 설립하고, 이후 광주 전역에 15~30개의 캠퍼스를 두어 자생적이지만 지속가능한 시민대학을 운영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 대학은 전공선택이나 필수과목이 없이 열린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8학기 동안 한 과목에 3학점씩 33학점을 이수하면 논문이나 작품을 낸 뒤 졸업할 수 있다. 전공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고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자기 전공을 만들도록 한다. 강좌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매주 월~금요일 저녁 7~10시에 진행한다.
이 대학은 프로그램을 정규과정, 특별과정, 위탁과정으로 나누어 개설한다. 광주 안팎의 연구자·예술가·전문가·활동가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전남대 박구용(서양철학)·조윤호(동양철학) 교수를 비롯해 독일 카셀대 김덕영(사회학), 동강대 김용근(물리학·뇌과학), 광주대 김동하(건축) 교수 등이 동참했다. 예술 분야에서도 전남대 서기문(미술)·최유준(음악), 조선대 김형중(문학) 교수 등이 힘을 보탠다.
주중 정규과정에 △아름다운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 △동아시아에 개인은 있었는가 △불교는 철학인가 종교인가 △미술, 잘 가고 있는가 △철학으로 영화읽기 등의 과목들을 개설한다. 주말 특별과정에는 ‘철학을 담은 집 설계’를 비롯해 ‘화가와의 만남’, ‘장인을 찾아서’, ‘사회학 캠프’, ‘사찰음식 만들기’ 등 다채로운 활동들이 마련된다.
준비위의 최송아씨는 “2년 동안 광산구 일원에서 시도한 인문도시사업이 대안대학 설립운동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성공하면 나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 사회와 지역을 함께 생각하는 시민들이 늘어나 도시의 기풍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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