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외국인 연극단 배우들. 사진 송인걸 기자
[사람과 풍경] 대전 외국인 연극단
원어민 교사·교환학생 등 20여명
직접 대본 써 완성…10일 무대에
“연극 통해 시민들과 교감하고파”
원어민 교사·교환학생 등 20여명
직접 대본 써 완성…10일 무대에
“연극 통해 시민들과 교감하고파”
“I am going to burn this office!”
1일 오후 대전시 중구 대흥동 주차(Parking)갤러리는 연극 무대가 됐다. 이별 편지를 대신 써주는 에리카와 케빈이 사무실로 찾아와 불지르겠다며 총을 휘두르는 손님과 맞짱을 벌이자 지켜보던 이들은 “원더풀”을 외치며 환호했다.
연극 연습을 하는 이들은 대전지역 초·중등학교 영어 원어민교사와 대학강사, 교환학생, 대전시민 등 20여명으로 꾸려진 유앤아이(U&i)프로덕션 배우들이다. 이들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여름연극제를 앞두고 마무리 연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10일 저녁 8시15분과 12일 오후 5시 대전 대흥동 중구문화원 뿌리홀에서 공연한다. 작품은 ‘리젝트, 올나이터, 아이즈 온 더 프라이즈, 차이니스 뉴 이어’ 등 단편 6편으로, 조 크루코스키(28·영어교사)와 케빈 맨리(36·영어강사)가 대본을 쓰고 케빈과 에리카 티파니(26·초등학교 영어강사), 린 반 데 메르에(28) 등 3명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았다. 케빈과 린, 조 등은 연극을 전공했거나 연극을 해본 경험이 있다.
케빈은 “연극 내용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사는 일상이다. 한국과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우리 이방인들의 정서를 연극을 통해 대전시민에게 보여주고 교감하려고 여름연극제를 기획했다. 사람들이 연극을 보고 즐거워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유학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집 공고를 내고 실기시험을 거쳐 뽑았다. 함께 연극하고 싶은 대전시민은 언제든 환영한다.
미술 갤러리에서 연습하는 것은 마땅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극단원이자 이 갤러리에서 일하는 전해리씨가 주선해 저녁이면 갤러리가 연습실로 변신했다. 박석신 주차갤러리 대표는 “이들이 연극 연습을 하니 갤러리 골목에 생기가 돈다”고 했다.
에리카는 “연습하면서 단원들이 헌신해 팀워크를 느낄 때가 정말 좋다. 대사에 이성관계를 일컫는 속어와 솔직한 대화가 있어 청소년 관람은 제한하는 ‘19금’ 연극이다. 수익금은 대전동물보호협회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는 에리카의 전자우편(Ericaptiffany@gmail.com)으로 하면 된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