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유족에 ‘94억 배상’ 원심 확정
1950년 계엄군, 주민 96명 집단총살
유족 “국가 잘못 인정이 중요” 반겨
1950년 계엄군, 주민 96명 집단총살
유족 “국가 잘못 인정이 중요” 반겨
한국전쟁 발발 직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서 일어난 예비검속 학살사건과 관련해 국가가 희생자 유족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최종 확정 판결이 나왔다. 예비검속은 범죄 방지 명목으로 요시찰인·불순분자로 분류한 4·3사건 연루 혐의자 등을 검거한 것을 말한다.
9일 유족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최근 제주 예비검속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94억4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 선고 없이,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에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처리로 원심을 확정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11월 한국전쟁 발발 직후 모슬포경찰서에 예비검속된 주민들 가운데 218명이 1950년 7월16일과 8월20일 두차례에 걸쳐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 옛 일본군 탄약고 터에서 계엄군에 의해 집단 총살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들은 군의 거부로 숨진 가족의 주검을 수습하지 못하다가 1956년에야 수습했다.
위원회의 결정이 나오자 희생자 96명의 유족 245명은 2010년 11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12년 5월 “정당한 이유나 절차 없이 섯알오름에서 살해해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와 생명권,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 희생자들의 생명을 박탈한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원고들이 소를 미리 제기하지 못한 것을 탓하는 취지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면서 채무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큰형과 사촌형을 잃은 양신하(78·서귀포시 대정읍)씨는 “배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로 국가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게 중요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큰 소리로 외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음력 7월7일 섯알오름 학살터 현장에서 위령제를 지내고 있는 유족들은 올해 8월20일 위령제 행사 때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라 ‘명예회복 진혼비’를 세울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