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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33년전 ‘횃불회’ 용공조작 바로잡아야”

등록 2015-07-20 20:26

‘5·18 광주’ 유인물 등 지닌 혐의로
친목모임 4명 보안법 위반 몰려 고초
피해자 2명 고문 후유증으로 별세
“국가폭력 고발” 재심 청구·재판중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재심을 청구한 것이지요.”

‘횃불회’ 사건 재심 청구자인 김결(79·광주시)씨는 20일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끔찍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횃불회’는 1981년 10월께 김씨 등 16명이 꾸린 계모임 형태의 친목 모임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듬해 3월23일 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김씨는 “호남대 쌍촌캠퍼스 앞에 있던 전남도경 대공분실에서 14일 동안 불법 감금돼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산 학림사건(부림사건)의 광주판으로 불리는 용공조작 사건이다. 김씨는 “당시 전두환 정권이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용공조작 사건을 크게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 등 4명만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나머지는 훈방 조처했다.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담은 유인물을 갖고 있고,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이 나왔다는 이유로 국가보안사범으로 몰았어요.” 광주지법 판사였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검찰이 김씨 등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법복을 벗어던졌다. 82년 1심에서 1명 실형, 3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2심에서 전원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광주지법은 지난 2월9일 김씨 등 3명과 유족 1명 등 4명이 청구한 재심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렸다. 9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던 김씨와 또 다른 재심 청구인인 최운용(71)씨 등 이 사건의 피해자 상당수가 5·18민주유공자들이다. 고 기종도(1936년생)씨는 5·18 당시 26일 밤까지 도청에서 시민들의 주검을 관리하다 이튿날 새벽 빠져나와 피신했다가 붙잡혔다. 그 일로 옥고를 치른 뒤 또다시 ‘횃불회’ 사건으로 구속됐다. 수감 도중 얻은 병이 악화돼 세상을 떴다. 고 공영석(1945년생)씨도 출소 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문밖출입도 못하고 13년간 투병하다가 생을 마감했다.

광주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송기석)는 지난 16일 이 사건의 재심 공판을 열었다. 김씨 등은 “검찰은 핵심 자료의 복사를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재판 과정 내내 과거의 불법적인 수사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이 여전히 유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재판이 1980년대 국가폭력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3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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