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경남 하동 주민 1천여명
이웃사촌 줄다리기·뒤풀이 행사
이웃사촌 줄다리기·뒤풀이 행사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 주민들이 섬진강에서 동서화합을 다짐하는 줄다리기를 펼친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20일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최초의 다리인 섬진교 위에서 25일 오후 4시30분 두 지역 주민 1000여명이 참여하는 줄다리기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줄다리기에는 지역을 대표해 광양에서 120명, 하동에서 120명이 직접 줄을 잡는다. 이들은 다리 양쪽에서 저마다 농악패를 앞세우고, 대장기와 마을기를 펄럭이며 길놀이를 벌인다. 두 지역에서 준비한 180m짜리 밧줄이 다리 가운데 놓이면 정현복 광양시장과 윤상기 하동군수가 이를 하나로 잇는다. 이어 주민들이 줄을 당겨 세차례 승부를 가린다. 심판은 강 상류에 사는 서기동 구례군수가 맡는다. 승부가 끝나면 섬진강 송림공원으로 무대를 옮겨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우의와 화합을 다지기로 했다.
무대인 섬진교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7월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와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를 잇는 섬진강 하류에 가설됐다. 한국전쟁 때인 50년 다리 중앙 부분이 폭파된 뒤 60년에 복구됐다. 이어 86년 도로 너비를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해 현재의 길이 420m, 너비 15.5m, 높이 16m 규모를 갖추게 됐다. 국도 2호선이 지나는 이 다리에는 하루 차량 1000여대가 통행한다.
하동군청 기획감사실 정채섭씨는 “나룻배가 다니던 시절엔 정월 대보름에 줄다리기를 했다. 이번에는 섬진교 개통 80년과 24~26일 섬진강 축제를 기념해 이웃사촌 줄다리기를 되살렸다”고 말했다.
두 지역은 광양·하동공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섬진강권 공동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어 왔다. 두 지역은 이번 줄다리기를 계기로 동서통합지대 구상을 현실로 만드는 사업들을 발굴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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