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행세를 하며 사귄 여성과 동거까지 했던 20대 여성이 이런 사실이 들통나자 스스로 목숨을 끓었다.
28일 오전 7시43분께 여수시 한 아파트 2층 주차장에서 최아무개(26·여)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했다. 최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도착 이전에 숨졌다.
최씨는 전날 밤 동거녀 ㄱ(24)씨와 함께 살던 이 아파트에 찾아와 문을 열어달라고 소란을 피운 뒤, 이날 오전 3시께 5층 에어컨 실외기 위에서 뛰어내렸다. 최씨가 투신한 공간 옆에는 빈 소주병이 놓여 있었다.
최씨는 ‘서훈석’ 이라는 이름으로 남성 행세를 하던 중 한 달 반 전에 술집에서 ㄱ씨를 만나 급격하게 가까워졌다. 한달 전부터는 이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했고, 지난 23일 사소한 다툼을 벌인 끝에 경찰지구대까지 가게 됐다. 경찰의 신분 확인 과정에서 최씨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안 ㄱ씨는 결별을 통보한 뒤 만나기를 거부했다. 최씨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나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는 생김새나 옷차림, 목소리 등이 남성 같았다. 언제부터 남성 행세를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최씨가 남성 행세가 들통나고 이별까지 통보받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ㄱ씨는 “최씨가 여성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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