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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하도급 9명 “빚내 공사하고 대금도 못받았는데…”
악덕 건축주 선고 잇단 연기에 눈물

등록 2015-07-29 20:39수정 2015-07-29 22:07

전남 담양 무인텔 공사했는데
건축주가 부도뒤 대금지급 미뤄
사기혐의 고소…6번 선고 연기
조아무개(51)씨는 28일 “2010~2012년 전남 담양의 한 무인텔 신축 공사에 대리석과 기계설비 등을 납품해 시공하고 890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빚을 내 자재 값을 마련했던 조씨는 하도급 공사 계약금을 근거로 부과된 부가가치세 2000만원도 내지 못했다. 조씨는 “부가세 체납 때문에 세무서가 아파트 공매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씨를 포함해 모두 9명이 이 공사에 철근·석재 등을 납품하고 시공한 뒤 700만원부터 1억900만원까지 모두 3억7100만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 조씨는 “대학생 자녀 2명이 학업을 중단할 처지에 놓여 있다. 또다른 피해자 2명도 부가세를 내지 못해 살고 있던 아파트가 공매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들의 고통은 무인텔 건축주 김아무개(47)씨가 공사를 맡긴 ㄱ건설이 2011년 9월 부도가 나면서 시작됐다. 조씨 등은 공사대금을 받으려고 80% 정도 지어진 무인텔에 유치권을 설정했다. 그러자 건축주 김씨는 ‘무인텔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밀린 공사대금을 지급할 테니 유치권을 풀어 달라’고 했다. 김씨 말을 믿고 유치권 포기 각서를 써줬다. 하지만 김씨는 2012년 5월 무인텔을 담보로 26억4000만원의 은행 대출을 받고도 공사대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피해자 9명은 김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광주지검은 2013년 5월 김씨를 불구속기소했다. 하지만 김씨에 대한 선고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여섯 차례나 연기됐다. 조씨는 “선고 기일 때 ‘합의하겠다’는 김씨 쪽 변호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선고가 연기됐다. 지난 1월엔 김씨 쪽이 새로 선임한 변호인이 요청한 변론 재개가 받아들여져 선고가 미뤄졌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4월 광주지방법원에 탄원서를 내어 “건축주 김씨가 ‘능력 있는’ 변호사를 선임한 뒤 재판을 계속 연장시켜 피해자들이 지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신속한 선고를 호소했다. 김씨는 조씨 등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재판부가 지난해 12월 ‘공사대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의 처지를 외면하고 있다.

광주지법 쪽은 “이 건은 오래된 ‘장기미제’ 재판으로, 현 담당 판사가 지난 2월 (전임 판사한테서) 넘겨받았다. 그런데 건축주 김씨를 피고로 한 다른 사건이 병합돼 심리 및 기록 검토가 필요하다. 조만간 결론이 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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