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건강관리 전공 학생 39명
출석미달 이유 F학점 일괄 처리
담당교수 “관행 눈감은 과거 반성”
대학쪽 “학교명예 실추” 징계 추진
출석미달 이유 F학점 일괄 처리
담당교수 “관행 눈감은 과거 반성”
대학쪽 “학교명예 실추” 징계 추진
전남 여수의 한영대학 일부 학과가 등록한 학생이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점을 퍼주다 사달이 났다.
한영대학 ㄱ(52) 교수는 4일 “1학기 스포츠건강관리전공 학생 55명 중 70%인 39명을 출석 미달로 낙제처리했다”고 밝혔다. ㄱ 교수는 “수업시수의 4분의 1을 결석하면 학점을 줄 수 없다는 학칙에 따라 전공 3과목을 들은 2학년 25명 중 20명, 1학년 30명 중 19명한테 F학점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ㄱ 교수가 지난해 전공과목에서 한명도 없었던 F학점을 무더기로 부여하면서 대학과 학과에서 파문이 일었다.
그는 “대학은 등록률이 낮아지고, 교수는 학생을 대하기 민망스러울 것이다. 학생들도 편입·졸업이 어려워지고 장학금을 받기가 힘들어지는 등 혼란이 크겠지만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93년 임용된 뒤 오랫동안 이런 관행에 눈을 감았던 과거를 반성한다. 검찰이 학사부실과 교비횡령 등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해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 1명한테 3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최고 점수(A+)를 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된 뒤 중대결심을 하게 됐다. 이 사건의 선고공판은 오는 18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는 이 사건도 대학 쪽이 자신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함정이라고 보고 있다.
ㄱ 교수의 행동이 알려지면서 이 대학에서 출석부 허위 기재, 전공성적 부실 관리, 국가장학금 부당 지급 등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
이 대학에선 2013~2015년 3년 동안 학생 4300여명이 소득 하위 30% 이하, 성적 B학점 이상인 조건을 충족해 국가장학금 64억7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는 3년 동안 보관해야 하는 출석부가 일부 학과에서 1년분만 남고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 담당자 2명이 징계를 당했다.
대학 쪽은 “ㄱ 교수가 비리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돌출행동을 하고 있다. 대학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징계를 추진하고, 폐과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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