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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80㎏ 건장한 청년 구조해낸 새내기 여성 해경 ‘화제’

등록 2015-08-10 18:47수정 2015-08-10 22:13

여수 돌산안전센터 최은진 순경
임용 3개월 방죽포해수욕장 맡아
최은진 순경.
최은진 순경.
“훈련과 실제는 많이 달랐어요. 첫 인명구조 임무를 잘 마쳐 뿌듯합니다.”

여수해양경비안전서 돌산안전센터의 구조대원인 최은진(28) 순경은 10일 물에 빠진 청년을 구한 소감을 묻자 “죽을 줄 알았던 청년이 살아나 천만다행이다. 해경이 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석 달 전인 지난 5월 임용된 새내기 구조대원이다. 지난달 9일부터 피서지인 여수시 돌산읍 방죽포해수욕장에 배치됐다 한 달 만에 실제 상황을 맞았다. 지난 8일 오후 3시35분 해수욕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주말을 맞아 몰려든 피서객이 송림에 300여명, 바다에 200여명 흩어져 있었다. 해수욕장 바깥 경계선에서 전명군(33) 경사와 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하던 최 순경은 바짝 긴장했다. 입욕객이 많은데 만조가 되면서 수심이 점차 깊어졌기 때문이다.

“경계선 부근에 있던 20대 7명을 주시하고 있었어요. 제법 수영에 익숙해 보이던 일행 중 한 명이 어느 순간 사라져 모습을 찾을 수 없었어요.” 사고를 직감한 순찰조는 황급히 현장으로 다가갔다. 물색이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라진 위치를 어림잡아 최 순경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희미하게 손 같은 것이 보였어요. 그런데 손을 잡아도 움직임이 전혀 없었어요. 의식이 없으니까 훨씬 무겁게 느껴졌어요. 안쪽에서 등을 밀어 겨우 끌어올렸는데 얼굴이 이미 백지장처럼 하얗더라요.”

순찰조는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김아무개(24)씨를 우선 구조대에 올려놓았다. 이어 수상 오토바이로 끌거나 번갈아 수영으로 밀어내 3분여 만에 물 밖으로 끌어냈다. 지체없이 심폐소생술을 30여차례 시도했다. 한참 물을 토해낸 김씨는 7분 만에 가느다랗게 숨통이 터졌다. 눈꺼풀도 조금씩 움직였다. 50여㎏인 최 순경이 80㎏대의 건장한 청년을 구해낸 것이다. 그가 의식을 찾을 무렵 119구급차가 달려왔다.

그는 “구조할 때는 아무런 경황이 없었다. 상황이 끝났을 땐 긴장이 한순간에 풀려 서 있기도 힘들었다. 당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 잠을 자지 못했고, 선크림을 두껍게 발라도 얼굴에 기미가 생기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해경이 된 게 너무 기쁘다”며 웃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여수해양경비안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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