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향일암 해맞이
전남 여수지역 시민단체들이 해돋이 명소인 돌산도 향일암 부근 거북머리에 신축 중인 군 생활관의 위치를 옮겨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립공원 향일암지키기 여수시민위원회(대표 김상도)는 24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해안 해돋이 명소이자 금오산의 최고 관망지점인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1-24 일대 향일암 거북머리에 군 생활관을 신축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위원회는 “지난 12일 반대 모임을 만들어 국방부, 환경부, 여수시 등지에 조속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어서 의견을 재차 표명한다”고 설명했다.
시민위원회는 “군 생활관을 짓되 경관을 해치지 않는 장소로 옮겨야 한다”며, △향일암 거북머리 벌목지 원상 회복 △군 생활관 신축 장소의 이전 △민관이 참여하는 대책반 구성 등을 촉구했다.
시민위원회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 25일부터 매일 여수시청 앞과 향일암 주차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오는 28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여수시 둔덕동 대대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다음달 1일에는 광주 31사단을 찾아가 주민의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인다. 또 시민을 대상으로 반대서명을 받고, 운동기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시민위원회 박성주 대변인은 “군 생활관 신축 예정터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안이고, 거북머리의 정수리 부근이어서 환경과 경관이 파괴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예정터의 벌목을 멈추고 원상을 회복할 때까지 맞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29일 군 생활관 신축 건물이 외부에 노출되는 부분을 줄이고, 거북머리 정수리의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말부터 거북머리 정수리 부근 터 4060㎡에 지상 2층, 연면적 1295㎡ 규모로 소대 병력이 주둔할 생활관을 짓고 있다. 이 일대는 98년 12월17일 북한 반잠수정이 침투했다 격침당한 바 있는 해안방어의 전술적 요충지이다. 국방부는 주민의 반발이 커지자 지난 6월 공사를 중단하고 여수시가 대체지를 마련해 주면 신축 장소를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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