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 공재 윤두서(1668~1715·사진)를 기리는 문화제가 3일 전남 해남에서 개막된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해남지부는 3~12일 해남군 현산면 백포리 일원에서 공재 윤두서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문화제를 펼친다. 이 마을은 공재의 생가 등 해남 윤씨의 고택이 많은 곳이다.
공재는 쏘아보는 듯한 눈초리가 압권인 국보 240호 <자화상>을 비롯해 <노승도>, <출렵도>, <백마도> 등 걸작들을 남겼다. 그는 고산 윤선도의 증손이자 다산 정약용의 외증조로 시·서·화에 뛰어났을 뿐 아니라 새롭게 대두되는 실학에도 관심을 기울여 경제·의학·음악·지리 등 다방면에 능통했다.
문화제는 3일 해남문예회관에서 화가 30여명이 특별전을 여는 것으로 막을 열어 6일 오전 현산면에서 녹우당까지 10여㎞의 옛길을 걷는 행사 등으로 이어진다.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정금희 전남대 교수는 10일 저녁 7시 해남문화원에서 ‘한국과 서양의 초상화 감상’이라는 주제로 윤두서와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를 비교하는 강연을 한다. 청소년들이 참가한 자화상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도 해남문화원 전시실과 백포리 고샅길에 내걸린다.
12일에는 공재에게 차와 꽃을 올리는 다례제, 북춤·무용·노래·판소리를 무대에 올리는 음악회 등으로 짜인 문화제 본행사를 진행한다. 또 해남 음식 나누기와 농산물 모실장, 파전·막걸리로 흥을 돋우는 공재 주막 등도 곁들인다.
이병채 민족예술인총연합 해남지부장은 “공재는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과 더불어 조선 후기의 삼재로 불릴 만큼 회화사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뛰어난 사상과 생애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그를 지역에서부터 조명하고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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