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숲’. 사진 합수윤한봉기념사업회 제공
‘오월의 숲’ 문을 열고 들어가면 1층에 나무 모양의 책꽂이가 눈에 띈다. 큰 나무 모양의 책꽂이는 사회운동가 윤한봉(1947~2007) 선생을 형상화했다. 한쪽 벽면의 책꽂이는 일곱 색깔 무지개 모양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다. 민주화를 위해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고 박기순, 윤상원, 박용준, 박관현, 신영일, 김영철, 박효선 등 7명의 ‘들불 열사’들을 상징하는 디자인이다. 오월의 숲은 합수 윤한봉 기념사업회와 들불열사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조성한 문화사랑방이다. 개소식 잔치는 18일 오후 5시 광주 동구 지산동 1층 북카페에서 열린다.
윤한봉기념사업회 이영선 사무국장은 16일 “오월의 숲은 교육과 문화가 만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두 단체는 함께 세들어 살던 공간을 비워야 할 상황이 되자, “단순히 사무실을 이전할 것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어 지산동 동구국민체육센터 인근의 4층 규모 건물을 매입한 뒤, 1층과 3층을 북카페로 꾸몄다. 115㎡(35평) 규모의 1층 공간엔 4000여권의 책이 정리돼 있다. 커피와 차는 손수 따라 마신 뒤, 음료 값은 성의껏 내면 된다.
오월의 숲은 주민 속으로 들어가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홍수 화가가 맡은 수채화 교실은 10개 강의로 이뤄진다. 소설책을 소리 내어 읽는 이색 강독 모임도 인기다. 엘피(LP)판으로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날로그 음악감상 모임과 영화교실 등도 마련된다. 이영선 사무국장은 “특히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배우고 익히며 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심당 조아라(1912~2003) 선생을 추모하는 기념관. 사진 광주YWCA 제공
세상이 어려울수록 생각나는 어른, 소심당 조아라(1912~2003) 선생을 추모하는 기념관도 15일 문을 열었다. ‘광주의 어머니’로 불렸던 고인은 기독교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 사회복지활동의 선구자로 꼽힌다. 기념관은 시비 지원을 받아 생전에 거처했던 남구 양림동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YWCA) 계명학사(현 가정상담센터) 옆 관리동 건물을 재단장해 조성됐다. 고인이 사용했던 재봉틀과 찻잔, 명찰과 상패,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 윤정순 국장은 “민주·평화·인권·여성 운동의 선구자인 고인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념관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