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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목포 외달도 ‘달달합창단’ 아시나요

등록 2015-09-21 20:14

전국 최초의 섬립 합창단인 외달도 달달합창단이 지난 16일 외달도 한옥 민박에서 목포시립합창단 서영기 단무장의 지도로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목포시 제공
전국 최초의 섬립 합창단인 외달도 달달합창단이 지난 16일 외달도 한옥 민박에서 목포시립합창단 서영기 단무장의 지도로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목포시 제공
첫 섬립 합창단…주민 27명 참여
목포시립합창단무장이 방문지도
음표 물론 한글 모르는 어르신도
“박자·음정 틀려 웃음 빵…그게 활력”
12월2일 목포서 데뷔발표회 갖기로
“부를 때뿐이제, 금방 잊어부러라~.”

전남 목포 외달도에 설립된 달달합창단의 맏언니인 고동례(79) 할머니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19살부터 60년을 이 섬에 살면서 노래로 위안을 삼았다. 젊었을 땐 ‘청춘가’로 좌중을 휘어잡고, 나이가 들어 ‘목포의 눈물’로 설움을 달래기도 했다. 오랫동안 노래를 잊고 살았던 그는 섬 안에 합창단이 만들어지면서 왕년의 음감을 되찾고 있다.

달달합창단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의 섬립 합창단으로 설립됐다. 섬 주민들은 7·8월 여름 성수기가 지나면 섬 전체가 시들해져 적막감에 휩싸이는 게 싫었다. 그러다 주민 스스로 신나게 놀 만한 거리를 만들어 보라는 제안을 들었다. 처음에는 웃던 주민들은 직업도 나이도 다른데 마주 앉을 수만 있어도 좋을 거라는 설득에 마음을 열었다. 섬 주민의 거의 전부인 27명이 뜻을 같이했다. 79살 동갑인 고동례·김행복 할머니가 앞장서 60~70대를 이끌고, 2년 전 귀촌한 새댁 황선의(34)씨가 반주를 맡아 어렵사리 합창단을 꾸렸다.

단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마을의 민박이나 교회에서 연습을 한다. 연습하는 날에는 목포시립합창단 서영기(35) 단무장이 목포에서 배를 타고 들어와 지도를 한다. 이들이 연습하는 곡은 주로 바다나 목포와 관련된 ‘섬집 아기’, ‘목포의 눈물’, ‘섬마을 선생님’ 등이다. 반주를 위해 99만원짜리 디지털 피아노도 한대 들여놨다.

서 단무장은 “태어나서 합창이란 걸 처음 해보는 분들이다. 음표는 물론이고 심지어 한글을 모르는 분들도 계신다. 들려주고 불러보고, 가사의 배경을 설명하며 천천히 가고 있다. 화음을 만들 수 있게 최대한 역량을 끌어내려 한다”고 다짐했다.

이 마을 김재영(46) 청년회장은 “이전에는 우리끼리 웃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박자 틀리고 음정 틀리는 것을 보면 웃음이 빵~ 터지고, 웃다 보면 서로 친해지고…, 노래가 활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합창단의 첫 무대는 오는 12월2일 목포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녹색섬 포럼’으로 잡혀 있다. 주민들은 남은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해 섬립 합창단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이를 계기로 외달도 맞춤형 공연을 올려 사계절 흥행시킨다는 큰 꿈에 부풀어 있다.

외달도는 2012년 행정자치부의 찾아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10여년 전 조성된 해수욕장과 해수풀장 등을 활용해 관광객 유치계획을 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민들은 독특한 즐길거리와 체험거리가 부족했다는 판단에 따라 섬립 합창단 창립과 마을기업 육성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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