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년말까지 53m 높이로 추진
11개 단체 “생태도시와 안맞아”
11개 단체 “생태도시와 안맞아”
순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순천만 국가정원 안에 전망대를 건립하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순천만정원 전망대 건립반대 시민대책위원회’는 1일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시는 순천만정원 안의 전망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순천와이엠시에이(YMCA)와 순천환경운동연합 등 11개 시민단체로 꾸려진 대책위는 앞으로 1인시위와 항의 방문 등으로 반대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대책위는 “순천만정원 안에 해발 100m 높이의 인위적인 구조물을 건립하는 사업은 생태도시 순천의 가치 지향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시는 애초 도시의 팽창을 막고 순천만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완충지대로 순천만정원을 만들었다”며 “이곳에 볼썽사나운 전망대를 세운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이런 계획이 순천만자연생태위원회, 순천시경관심의위원회 등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며 절차의 흠결을 짚었다.
이종철 순천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은 “해발 120m의 용산전망대에서 보면 순천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이런 곳을 두고 추진하는 전망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천시는 “전망대는 정원도시 순천의 랜드마크이자, 순천만정원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추진 의사를 밝혔다.
순천시는 내년 말까지 1·2층에 전시관과 홍보관, 전망층에 카페와 매점이 들어설 전망대를 건립할 계획이다. 전망대가 세워지는 수목원 능선의 높이는 53m, 전망대 건물의 높이도 53m로 예상된다. 설계는 오는 16일 이탈리아 건축가 알레산드로 멘디니를 초청해 디자인 협의를 한 뒤 내년 3월까지 마치기로 했다. 실제 공사는 내년 4~12월에 진행한다는 일정을 마련했다.
건축비 50억원은 시 2금고로 선정된 하나금융이 댄다. 하나금융은 홍보관을 운영하는 대신 전망대와 수익금 일부를 시에 기부한다.
시 순천만정원과 김형욱 건축담당은 “전망대 건립안은 2010년 작성된 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계획에 이미 들어 있었다. 순천만에서 6㎞ 떨어진 지점인 만큼 습지의 경관이나 생태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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