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는 빛가람도시에서 매일 화물차 한 대 분량의 불법 광고물을 수거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금천교차로에 펼침막이 줄줄이 걸려 있다. 나주시 제공, 안관옥 기자
‘선착순’ ‘무이자’ ‘고수익’ 등
나주 곳곳에 경쟁적 분양광고
“하루 300장씩 떼내도 소용없어”
과태료 15만~35만원…효과 미미
나주 곳곳에 경쟁적 분양광고
“하루 300장씩 떼내도 소용없어”
과태료 15만~35만원…효과 미미
12일 오전 11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관문인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금천교차로. ‘최고의 황금 입지’, ‘나주의 핵심 상권’, ‘혁신도시의 강남’ 등 문구를 담은 형형색색의 분양광고들이 빼곡했다. 사방 진출입로의 방호벽에 다닥다닥 붙은 광고물들은 큼직한 글씨와 현란한 색상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선착순 특별분양’과 ‘중도금 전액대출’ 등을 내걸고 투자자와 입주자를 손짓해 부르는 현수막은 20개가 넘었다. 특정 업체는 9개, 다른 업체는 7개를 경쟁적으로 붙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차로 3분을 달려 혁신도시 안 빛가람로에 이르렀다. 신축한 건물 벽면을 점포·병원·식당·은행 등의 입점이 임박했다는 대형 펼침막들이 뒤덮고 있었다. 공사 중인 건물 앞에는 ‘무이자’, ‘선착순’, ‘고수익’ 등을 알리는 입간판들이 바람에 나부꼈다. 일부 깃발형 입간판은 아예 차도 위로 2~3m 진출해 통행을 가로막았다.
탁수 공급과 축산 악취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나주 빛가람도시가 이번에는 넘쳐나는 불법 광고물에 파묻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혁신도시의 금천교차로, 석전네거리, 빛가람로 등지에는 올해 초부터 불법 광고물들이 홍수처럼 불어나고 있다. 나주시 등지에는 이에 항의하는 민원이 하루 20여건씩 들어오는 실정이다. 빛가람동사무소는 지난달 10차례 출동해 펼침막 1090개를 철거했다. 동 공무원 강갑석(66)씨는 “월요일에는 하루 200~300장을 떼낸다. 혼자는 버겁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철거만으로는 불법 광고물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혁신도시를 넘어 나주시내 전체로 확산하는 추세다. 특정 업체는 분양광고 현수막을 1000장 제작해 뿌리는 등 대놓고 철거를 비웃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지난 2일 불법 광고물을 정비하기 위한 전담반을 구성하고 중장기 대책을 세우고 있다. 12일부터는 집중 단속에 나서 적극적으로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나주시 건설행정팀 전국일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불법 광고물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1차로 계고를 하고, 2차로 과태료를 물린다. 단속 직원이 적고 관할 지역은 넓다. 또 현수막 한장의 면적이 3~5㎡일 때 과태료는 겨우 15만~35만원에 그쳐 제재 효과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나주시는 빛가람도시에서 매일 화물차 한 대 분량의 불법 광고물을 수거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금천교차로에 펼침막이 줄줄이 걸려 있다. 나주시 제공,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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