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간담회서 의결없이 강행
소설가 문순태 등 이사 4명 퇴장
시의회·도의회 “조례·정관 어겨”
사회단체들 “시·도민 우롱” 성명
소설가 문순태 등 이사 4명 퇴장
시의회·도의회 “조례·정관 어겨”
사회단체들 “시·도민 우롱” 성명
초대 광주전남연구원장으로 허성관(67)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임명되자 이사회의 의결조차 거치지 않은 비상식적인 선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은 22일 오전 광주시공무원교육원에서 김수삼 이사장 주재로 이사 간담회를 열어 허 원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간담회에는 이사 18명 중 11명이 참석했다. 대다수 이사들은 지난달 단일후보 추천 때 의결을 했지만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중대 변화가 발생한 만큼 임명에 앞서 의결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이사들이 임명을 밀어붙이자 공직자인 김종효 광주시 기조실장, 송광운 광주북구청장을 비롯해 소설가 문순태, 언론인 손정연씨 등 4명은 도중에 퇴장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과 허 원장은 고교 선후배 사이이고, 2013년 호남지역의 나라사랑 전통을 계승하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에서 공동대표와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부적격 의견을 냈던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이사 간담회로 원장을 임명한 것은 연구원 조례와 정관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못박았다.
시도의회는 “김 이사장이 사심을 갖고 허 후보자를 임명하려 한달여 동안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꼼수를 부렸다. 독단적인 결정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조오섭 광주시의원은 “시도민의 의사를 무시한 김 이사장을 해임해야 한다. 초대 연구원장은 통합과 상생을 이끌어야 하는데 오히려 분란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광주진보연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광주시공무원노조 등 5개 단체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임명 강행은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임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 안팎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여 원장 선임을 둘러싼 파문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