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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위기는 가출이 아니라 가출한 뒤에 범죄의 유혹”

등록 2015-10-22 21:36

사진 꿈이레 제공
사진 꿈이레 제공
[사람과 풍경] 가출청소년 돌봄시설 ‘꿈이레’ 개소 준비

논산 897㎡에 2층집 완공
“희망 되도록 힘 모아주세요”
“청소년의 위기는 가출이 아니라 가출한 그 다음에 찾아옵니다. 머물 곳이 없고, 먹지 못해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거죠.”

22일 홍성욱(49) 논산공고 교사는 가출청소년 돌봄시설인 ‘꿈이레’를 지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꿈이레는 충남 논산시 은진면 성평3구 897㎡ 터에 들어섰다. 1층은 숙소와 식당 겸 거실, 프로그램실, 상담실 등으로 꾸몄다. 2층은 홍 교사 가족의 살림집이다. 홍 교사가 평생 모은 돈에 대출까지 받아서 이 시설을 만든 것은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정체성을 되찾고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집 이름도 꿈이레다. 청소년쉼터 시설로 등록을 마치고 아이들을 보살필 참이다.

그는 10여년 동안 청소년 사이버상담 누리집을 운영한 청소년 문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가출청소년 문제를 깊게 고민한 것은 5년 전 딸의 가출이 계기가 됐다. “딸을 찾으러 다니면서 많이 애태웠죠. 밤거리에서 아이들이 왜 가출하는지, 무엇을 바라는지를 들여다봤어요.”

가출한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숙식 문제였다. 그는 문제를 풀어내는 열쇳말로 ‘관심’을 꼽았다. 꿈이레는 아이들에게 가정이 돼 숙식을 해결해준다. 또 터놓고 대화하는 또래멘토와 선배멘토, 자상하게 돌보는 엄마멘토, 정체성을 찾도록 돕는 진로멘토 그룹을 갖췄다. 멘토들은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과 잘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 관심 분야를 찾도록 돕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꿈이 있는 청소년은 크게 방황하지 않기 때문이다. 멘토 그룹은 은퇴한 전문가, 대학교수, 상담교사 등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가진 자원봉사자들로 꾸려졌다. 다원재능검사로 소질과 관심 분야를 가리고 흙을 가꾸면서 생명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러나 ‘꿈이레’가 개소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논산시는 22일 오후 그에게 운영자격 기준에 미달한다며 꿈이레가 낸 청소년쉼터 신고서를 반려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6일 열려던 개소식도 보류됐다. “청소년은 다음 세대의 주역입니다. 한때의 방황이 성장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은데… 참 어렵네요.” 그의 발길이 다시 바빠졌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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