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느려서 즐거운 ‘우체통’이 있다.”

등록 2015-11-01 13:46

“오랜 만에 손편지를 쓰려니 글씨도 엉망이고, 누구에게 써야할 지 떠오르는게 없네요.”

지난 31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충남 천안 입장휴게소에서 만난 강성자(53·경기도 안양시)씨는 “한 줄쓰는데 10여분이 걸렸다. 여고 때 펜팔하던 친구들과 첫 연애편지의 추억이 떠올라 설렌다”고 말했다.

강씨가 휴게소에서 편지를 쓴 것은 이 휴게소 테라스에 집 모양 빨간 우체통이 있기 때문이다. 이 우체통에는 ‘1년뒤 배달되는 느린 우체통’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이 우체통은 3년전 이 휴게소가 고객들에게 기다림과 느림의 미학을 선물하려고 설치했다. 휴게소는 편지와 엽서를 수거한 날짜 별로 보관하다 1년뒤 발송하는데 해마다 100여통 남짓 배달된다. 누구나 종합안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편지지와 봉투, 엽서에 내용을 채우고 주소를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우편 요금은 휴게소가 부담한다.

휴게소 쪽은 “바쁘게 이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이다 보니 부치는 편지는 해마다 100여통 정도로 이용객에 비해 많지 않다. 그래도 고객께 색다른 즐거움을 드리려고 서비스를 계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규 휴게소 부소장은 “자신이나 자녀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가장 많고,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께 부친 편지도 있다. 편지 잘 받았다고 인사하는 분을 만나면 하루가 행복해진다. 우표값 많이 들어도 좋으니 우체통에 편지가 가득 차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입장휴게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