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봉 꼭대기서…학계 보고 안돼
길이 750m…가덕지성 면적 4배 늘어
고려말 축조뒤 임란때 왜군이 확장
길이 750m…가덕지성 면적 4배 늘어
고려말 축조뒤 임란때 왜군이 확장
부산 강서구 가덕도 북쪽 끝 갈마봉에서 고려 말 또는 조선 초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 유적이 <한겨레> 취재팀에 의해 발견됐다.
<한겨레> ‘역사의 블랙박스 왜성 재발견’ 시리즈 취재팀은 지난달 18일 가덕도 갈마봉 일대에서 임진왜란 때 왜군이 사용한 것으로 기록된 ‘가덕지성’을 현장취재하는 과정에서 관련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성벽 유적을 발견한 데 이어, 지난 1일 2차 현장취재에서 이 유적의 전체적인 형태·범위·규모 등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가덕지성은 해발 155.7m 갈마봉 꼭대기에서 북쪽 사면을 타원형 모양으로 둘러싼 길이 350여m 규모의 성이다. 학계는 이 성의 축조 방식이 고려 의종 때 쌓은 것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도 둔덕기성과 비슷한 점, 고려 충렬왕 5년(1279년) 가덕도에 군사를 파견했다는 <고려사>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고려시대에 쌓은 성을 임진왜란 때 왜군이 점령한 뒤 수리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취재팀이 새로 발견한 성벽 유적은 갈마봉 꼭대기 쪽에서부터 바깥으로 크게 에둘러 기존 성벽과 연결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성벽의 규모는 길이 750여m, 높이 2~3m, 너비 3m가량이다. 성 면적은 기존 성의 4배가량 된다. 성벽은 산등성이를 따라 직사각형 돌을 줄 맞춰 쌓거나 돌과 흙을 섞어서 쌓은 형태였다. 이는 전통적인 우리 성벽 축성 방식으로,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 축성법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나동욱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장은 “기존의 성이 좁아 고려 말 또는 조선 초에 새로 성벽을 쌓아 넓게 확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터 일부에서 왜성에서나 볼 수 있는 평지 공간이 나타난 점에 비춰 임진왜란 때 왜군이 점령한 뒤 부분적으로 개조해 주둔했을 가능성이 크다. 학계의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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