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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무등산 가로막는 광주 도시경관 계획

등록 2015-11-03 19:55

현장에서
광주 금남로에서 아시아문화전당 쪽을 바라보면 무등산 자락 낮은 산까지 눈에 들어와 기분이 좋다. 낮고 겸손하게 들어앉은 문화전당이 시민들에게 준 귀한 선물이다.

하지만 남광주 고가를 타고 조선대 쪽을 지날 때마다 답답함이 느껴진다. 학동3구역에 28~35층 규모의 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건물이 시야를 가린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구 구도심 15개 구역에 재개발이 추진돼 20~39층의 아파트 단지가 건설된다. 도심 공동화를 우려했던 구도심이 도시재생이란 명목으로 ‘거대한 성벽’에 둘러싸이게 됐다.

‘아파트 성벽’은 무등산의 조망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역사문화적 맥락에서 각별한 공유자산인 무등산 경관을 보호할 방안이 현재로선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2011년에 만든 ‘2025 광주시경관기본계획’엔 무등산 인근 지구 등 중점경관관리구역 27곳이 지정돼 있다. 그런데 경관을 보호하자는 그림만 그려놓았을 뿐, 시 경관 조례에는 중점경관관리구역에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이 들어서면 경관 심의를 받게 하는 규정이 없다. 2014년 경관법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경관 심의 대상은 3만㎡ 이상의 개발 예정 터에 한정된다.

서울시 사례를 보면, 광주의 빈약한 도시경관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서울시는 최근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한강 주변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 안을 보면서 ‘조망점’(10곳)이라는 개념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반포지구 아파트 재건축을 할 때 조망점의 한 곳인 반포대교 북단(서쪽)에서 경관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관악산 등을 바라보는 데 지장이 없도록 개발해야 한다. 한강과 산의 전경까지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시민들에게 제공하자는 배려가 정책에 스며 있다.

정대하 기자
정대하 기자
광주시도 ‘2030 경관기본계획’과 ‘2030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런데 경관계획과 도시기본계획을 짜면서 시민설명회 한번 없다. 더욱이 윤장현 시장이 당선인 때 낸 ‘희망광주준비위원회’ 보고서엔 놀랍게도 ‘경관지구 지정이나 규제방식을 지양한다’는 말이 나온다. 도시경관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과 배치되는 발상이다. ‘시민참여’ 도시경관계획 수립 운운하며 적당히 포장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천편일률적인 병풍형 아파트가 무등산 주변에 줄줄이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할 때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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