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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의전원 폭행남’ 왜 감싸나…판사·대학에 화났다

등록 2015-12-01 16:30수정 2015-12-01 16:54

SBS 8시 뉴스 화면 갈무리
SBS 8시 뉴스 화면 갈무리
[뉴스AS]
판사는 “집유 나오면 제적당할수도” 벌금형
대학은 “둘이 싸운 것 같고 왜 그러느냐” 짜증
대한의과대학 학생협회 “적법한 처벌을” 성명
연인 사이였던 동기 여성을 폭행한 의학전문대학원생 징계에 무관심했던 조선대가 뒤늦게 징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는 1일 오후 5시 가해자의 소명절차를 거친 뒤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30일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은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징계 문제를 논의했다. 대학 안팎에선 “유기·무기정학 또는 제적 등의 중징계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그 날 폭행 현장은?

광주광역시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는 ㅇ(31)씨는 지난 3월 28일 새벽 연인 사이인 학교 동기 남성 ㅂ(33)씨한테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ㅇ씨에게 “술마시고 이제 집에 들어간다”고 했다. 잠결에 전화를 받았던 ㅇ씨는 “응, 알았어. 잘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남성은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 “전화를 싸가지없게 받았다”며 ㅇ씨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인 새벽 3시10분께 ㅇ씨가 자취하는 현관문을 두드렸다. ㅇ씨는 “이웃집에게 피해가 갈 까봐” 문을 열어줬다.

ㅇ씨는 이후 아침 8시까지 무려 4시간동안 폭행을 당했다. 1심 판결문을 보면, 이 남성은 “ㅇ씨의 뺨을 꼬집고 손바닥으로 뺨을 수차례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발로 옆구리, 가슴, 다리 등을 수차례 걷어차고, 소파에 밀쳐 목을 졸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ㅇ씨가 방으로 피신해 경찰에 신고하자 따라 들어가 전화기를 빼앗은 후 다시 ㅇ씨를 밀쳐 바닥에 넘어뜨리고 양손으로 목을 조르는 등 새벽 5시까지 2시간에 걸쳐 무차별 폭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ㅇ씨는 “중간에 집 밖으로 도망갔었는데 다시 질질 끌려 들어와서 맞았다”고 했다.

ㅇ씨는 폭행하다 잠든 가해자를 피해 경찰에 신고했다. ㅇ씨는 경찰이 위치 추적을 통해 아침 8시께 ㅇ씨의 집으로 출동해서야 위기 상황을 빠져 나왔다. ㅇ씨와 이 남성은 2012년 의학전문대학원 동기로 입학해 친하게 지내다가 2014년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 폭행만 수사하고 협박과 감금 혐의 제외

ㅇ씨는 오른쪽 갈비뼈 2개가 골절돼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가해자 남성은 경찰에서 “ㅇ씨를 때린 것이 아니라 얼굴을 쓰다듬고 오히려 자기가 맞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가해자의 주장을 뒤엎을 수 있었던 것은 폭행 현장의 녹음 파일이었다. ㅇ씨는 “가해자가 집에 쳐들어와서 문 두드릴 때 아이패드로 녹음을 시작했다”고 했다. “나중에 딴소리 할까봐 녹음을 하게 된건데, 녹음파일이 없었으면 진짜 역으로 당할 뻔 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ㅇ씨는 경찰에 폭행 뿐 아니라 감금, 협박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협박, 감금 건은 별건으로 추가 고소하라고 했다고 한다. ㅇ씨는 “왜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일어난 동일한 사건을 추가고소하라고 하는 것이지?”라고 궁금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결국 검찰은 ㅇ씨를 폭행한 혐의로 의전원생 남성을 상해죄로 기소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협박, 감금 등의 사건은 아직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왜 1200만원 벌금형?

광주지법 최현정 판사는 지난 10월 가해자 남성에게 1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벌금형 선고 이유 중의 하나가 “(가해자가) 의학전문대학원생의 신분으로 집행유예가 나오면 학교에서 제적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이 남성이 또 다른 여성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과 관련해 “500만원을 공탁했다”는 점도 정상 참작의 요소가 됐다.

이 남성은 지난 6월 5일 새벽 1시30분 광주에서 한 여성(26)이 의대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오인해 사과를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욕설을 하다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손으로 이 여성의 어깨를 잡아 흔들어 넘어 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 남성은 이어 이 여성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바닥에 집어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1심 판결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모두 항소한 상태다. 누리꾼들은 “이런 사람이 의사가 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의전원생은 더더욱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벌금형 판결에 비판을 쏟아냈다.

■ 학교 쪽 피해자 호소 무시

o씨는 폭행을 당한 뒤 곧바로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찾아가 처벌을 요구했다. “학생이 학생을 때린 것이니 학칙으로 처벌해달라. 최소한 학년이 나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쪽은 “둘이 싸운 것 갖고 학교에 왜 그러느냐며 오히려 짜증을 내시더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 결과가 벌금형으로 나온 뒤 ㅇ씨는 “앞으로 같이 학교에 다녀야 하는 게 정말 너무 싫고 무섭다. 내가 피해자인데도 당당히 못다니고 가해자랑 마주칠까봐 가슴졸이며 피해 다녀야 한다”며 불안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30일 성명을 통해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고 올바른 인성 함양과 학업에 매진하는 모든 의대생들의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해당 학교는 피해 학생에 대한 배려와 보호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적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태도로 사건 해결에 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인권회의도 1일 성명을 통해 “대학은 감금과 폭력을 개인의 사적인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가해자 징계를 법적 결과에 의존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피해자를 방치하고, 2차 피해를 준 학교 측이 가해자만을 두둔하려는 모습만으로 보여 질 뿐이다. 해당 대학은 법원의 판결에만 미루지 말고 조속히 가해자에 대한 엄중하고 적법한 징계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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