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주탑 교량 케이블이 전날 발생한 화재로 끊어져 있다.(붉은 동그라미 안) 평택/연합뉴스
케이블 복구 작업…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송악IC 구간 우회해야
화재로 다리 상판을 지지하는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손상된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경기 평택~충남 당진·7310m)의 양방향 통행이 24일까지 통제된다. 교통량이 많은 연말을 앞두고 하루 평균 통행량이 4만2000대인 서해대교가 전면 통제됨에 따라 일대 국도와 고속도로에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는 “손상된 케이블들을 해체한 뒤 재설치하는 데 약 20일가량 걸릴 것 같다. 서해대교의 양방향 통행을 오는 24일까지 제한한다”고 4일 밝혔다. 서해대교 통제기간 동안 운전자들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 나들목에서 아산만 방조제를 이용(국도 38호선)해 송악 나들목으로 우회하거나 다른 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변상훈 한국도로공사 홍보실장은 “서해대교는 2개의 주탑에 각각 72개씩 144개의 교량 케이블이 있다. 설계 당시 기준에 따라 케이블 2개까지는 없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케이블 1개는 끊어지고 3개가 손상을 입어서 안전을 고려해 통행을 금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해대교 화재 원인과 안전성 여부를 가리는 합동 조사가 이날 서해대교 현장에서 진행됐다. 감식반은 끊어진 2번 주탑의 교량 케이블과 손상된 다른 교량 케이블 3개 등 4개의 상태를 집중 분석했다. 끊어진 교량 케이블은 지름 280㎜로 90여개의 철선을 폴리염화비닐(PVC)이 감싸고 있으며, 주탑에 연결돼 상판을 지지하는 구실을 한다.
감식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번개가 케이블에 떨어지면서 철선이 손상되고 겉포장재인 폴리염화비닐에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탑의 피뢰시설 4개가 적정한 규모로 설치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서해대교 관리소 직원들은 사고 당시 여러차례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택준 충남 당진경찰서장은 “화재 원인과 피뢰시설의 적정성 여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감식 결과를 보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에 낙뢰관측센터를 운영하는 기상청은 사고 당시 서해대교 부근에서 관측된 번개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해대교 근처에서는 3일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번개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고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일 오후 6시10분께 서해대교 목포 방면 2번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에서 불이 났고, 화재에 끊어진 케이블이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을 덮쳐 이병곤(54) 소방경이 숨지고 소방관 2명이 다쳤다.
김기성 송인걸 김규원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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