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74억 투자 타당성 낮아 중단
관광·수산 관련 대안도 투자자 못 찾아
“검토없이 추진해 미래세대에 부담만”
관광·수산 관련 대안도 투자자 못 찾아
“검토없이 추진해 미래세대에 부담만”
전남도가 예정 터를 사들인 뒤 사업 타당성이 낮다며 중단한 도초도 사파리 아일랜드 사업의 대안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남도는 7일 “박준영 전 지사가 추진한 뒤 이낙연 현 지사가 중단한 도초도 야생동물 사파리 아일랜드 사업의 대안으로 관광·농업·수산 분야를 검토중이나 투자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한해 남짓 전문가 토론회와 도의원 간담회, 투자자 설명회 등을 잇따라 열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도는 여태껏 유기농 단지, 드라마 촬영장, 천일염 산지, 난대 경관숲, 리조트 단지 등을 구상하는 등 다각도로 대안을 검토해왔다.
이상심 도 섬개발팀장은 “내년부터 사업 예정터에서 경작하는 농민들한테 토지사용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개발의 방향을 미리 확정해버리면 민간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석 도초면 부면장은 “4~5년 전 경쟁적으로 생겨났던 부동산업체도 다 사라지고 주변의 토지 거래도 거의 끊겼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도의회는 지난달 3일 사업 예정 터를 돌아보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의원들은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했던 대규모 사업 때문에 미래세대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 내년 농사철 이전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안 출신인 정연선 전남도의회 의원은 “이렇게 규모가 큰 토지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토지를 매입한 만큼 1박2일 홍도 관광객을 잡기 위해 승마장 등 레저시설을 조성하는 게 낫겠다”고 제안했다.
문행주 전남도의회 의원은 “애물단지가 됐는데도 책임지는 공무원이 아무도 없다. 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렵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원상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업은 2005년부터 1324억원을 들여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대에 사자·호랑이·코끼리·기린 등 동물 97종 2100여마리를 입식한다는 내용으로 추진됐다. 이를 위해 도는 2012년까지 예정 터 77만㎡(23만평)의 매입비 67억원과 용역비 7억원 등 모두 74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2013년 타당성 용역 과정에서 비용편익비율을 부풀리는 등 경제성이 과정됐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낙연 지사는 지난해 9월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중단을 결정하고 대안을 찾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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