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중 학생들이 마을 동화 <아름다운 알음>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묘사한 가면을 쓰고 익살스런 몸짓을 선보였다. 광주 수완중 제공
광주 수완중 학생들이 주인공들 찾아내 마을동화 펴내
혁신교육 과정 프로젝트로 시작
11명 선정해 줄거리 만들고 꾸며
14일 학교서 출판기념회 열 계획
혁신교육 과정 프로젝트로 시작
11명 선정해 줄거리 만들고 꾸며
14일 학교서 출판기념회 열 계획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이웃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동화책을 펴낸다.
혁신학교인 광주 수완중과 마을교육공동체 너른마실은 14일 오후 3시30분 광주시 광산구 수완중 교육복지실에서 마을 동화 <아름다운 알음>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날 행사에는 동화 속 주인공인 아파트 경비원, 도서관 봉사자, 어르신 도우미, 길거리 연주자, 야학 강사, 치과 의사 등 11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신개발 아파트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주민에게 화분을 나눠주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무료로 치료하는 등 이웃을 배려해왔다. 또 작은 도서관과 요양원, 공연장 등지에서 재능을 기부하는 자원봉사를 한 이도 있다. 공익시설에 건물 한켠을 내주거나, 지속적인 헌혈을 통해 인심을 훈훈하게 만든 주민도 참여한다.
마을동화는 수완중 학생들이 지난 3월 혁신교육 과정의 하나로 마을 동화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단초가 됐다. 아름다움을 두고 토론하던 학생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 중 누가 아름다운지 찾아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전교생이 참여해 1258명을 추천하는 면접지를 냈다. 학생들은 1차로 공유와 봉사에 방점을 두고 50여명을 뽑은 뒤, 2차엔 실제로 거주하고 공개에 동의하는 25명을 추렸다. 이어 3차로 아름다운 사람의 기준을 △배려하는 사람 △웃는 사람 △남을 돕는 사람 등으로 합의해 주인공 11명을 선정했다.
책 제목은 ‘마을의 아름다운 사람들을 서로 알아간다’는 뜻을 담아 <아름다운 알음>으로 붙였다. 또 동화 <두더지 부부의 사위 찾기>에서 착안해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마을 곳곳을 다니며 아름다운 이웃을 찾는 형식으로 줄거리를 구성했다. 책장마다 왼쪽에는 손글씨로 쓴 지문을 두고, 오른쪽엔 등장인물이 가면을 쓰고 나오는 장면을 펼쳐 친근함을 주기로 했다.
참여자인 2학년 진서영(14)양은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마을에 예상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3학년 김예진(15)양은 “서로 도와가며 글·그림·사진 등을 완성했다. 협동하면 뭐든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고 전했다.
출판기념회 때는 줄거리 구성부터 이야기 집필, 인물별 가면 제작, 장면별 그림 구상 등을 거쳐 탈고까지 전 과정을 담은 6분짜리 동영상이 상영된다. 제작을 도왔던 동화작가 김희숙, 디자인작가 박연숙·윤진영씨 등도 학생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교육복지사 이선화(38)씨는 “작업을 하는 두 학기 동안 주인공이나 참여자 모두 행복했다. 마을과 이웃, 우리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퍼올리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마을 동화 <아름다운 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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