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 노조 박순호 부지회장이 천막 농성 274일을 알리는 입간판을 가리키고 있다.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현장] “당장 끼니 걱정돼도 더 나은 미래 만들어야죠”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회사의 직장폐쇄 299일째를 맞은 1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 앞 길에 쳐 놓은 노조원들의 천막은 을씨년스러웠다. 천막 농성 274일을 알리는 입간판이 외롭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120여명의 노조원들이 쓰는 천막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노조·정규직화 요구하자 거리로 쫓긴 180명
주말 막노동·밤샘 대리운전…275일째 외침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의 설비와 전기, 배관 관리 등을 맡은 ㅅ업체 등 4곳의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 사내 하청 회사는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전격적으로 직장을 폐쇄했다. 10월22일께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임금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자 더 이상 경영을 할 수 없다며 회사 문을 닫았다.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180여명의 노동자들은 300일이 되도록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메아리가 없다.
◇최저생계=“아내가 허드렛일에 나서고, 아이는 학원을 끊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니 생활은커녕 생존도 빠듯하네요.” 천막을 지키고 있는 박순호(38) 부지회장의 말이다. 직장폐쇄 300일을 맞으면서 노조원들의 가정은 파탄지경이다. 120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40~50명은 주말이면 공사장을 찾는다. 5만~6만원이라고 벌기 위해서 새벽 일을 나가지만 일자리 구하기도 어렵다. 주부로 살던 30~40명의 노조원 부인들도 일을 시작했다. 10여명은 밤샘 대리 운전을 한다. 주유소·식당·피시방 등에서 시간당 4천원 남짓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신문·우유 배달도 한다. 늘어나는 은행 이자를 막고, 아이들 학비라도 보태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집회, 교육 등이 있을 때면 빠짐없이 천막으로 몰려 든다. 최고령 노조원인 박아무개(54)씨는 “나야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정규직의 멍에를 지워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천막농성과 시위가 길어지면서 환자도 늘고 있다. 노조원 사이에서 ‘직업병’으로 불리는 치질, 감기, 기관지 질환이 늘고 있지만 치료는 뒷전이다. 노조원 박아무개(35)씨는 부인이 암에 걸려 동료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 박 부지회장은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미안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며 “지금 미안한 것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전없는 교섭=회사와 노조원들은 그야말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파업, 직장폐쇄, 천막농성, 집회와 시위, 노동부 제소와 판결 등이 있었지만 노조원들에게는 300일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노조는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민주노총 등과 함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는 사내 하청 노조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조는 충북도에 노사 협상 중재와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소득이 없다. 지난 1월14일 청주지방노동사무소가 일부를 제외한 합법 도급을 인정하고, 7월21일에는 대전지방노동청이 사내 하청 노동자 전원 불법 파견을 인정 결과를 발표했지만 달라진게 없다. 박 부지회장은 “정부기관인 노동부가 불법 파견을 인정했지만 거대 자본은 눈도 꿈쩍이지 않고 있다”며 “무능한 정부, 무책임한 자치단체의 무관심으로 수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이 고통받는 현실이 한스럽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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