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노동자가 또 숨졌다.
노동계는 업무 연관성과 발병 원인 등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16일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이날 오전 3시40분께 박아무개(38)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박씨는 14년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화물차용 타이어 생산라인(LTR Sub)의 성형(가류)공정에서 근무하다 지난달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으나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성형 공정은 고무 복합체로 만들어진 타이어 형태(그린케이스)에 압력과 열을 가해 타이어를 만드는 과정이다. 박씨가 발암 물질에 노출돼 혈액암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부는 박씨 사망 원인에 대한 업무 연관성 조사 등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협의회의 박응용씨는 “한국타이어에서 노동자들이 계속 숨지는데도 현재까지 제대로 된 역학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 대한 업무 연관성 등 실태를 조사하고 작업환경 개선 대책 등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쪽은 “박씨가 고열 등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병원 쪽의 사인은 바이러스성 희귀혈액질환으로 알고 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회사 쪽이 할 수 있는 조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에서는 지난 2007~2008년 암·심장질환으로 노동자 8명이 숨져 당시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했으며 1394건의 위법 사안이 적발됐다.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2008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1996~2007년 사이 한국타이어에서 각종 암과 심장질환으로 40여명 등 모두 93명의 노동자가 숨졌다고 공개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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