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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벚꽃명소’에 29층 아파트 서나

등록 2016-01-07 19:35수정 2016-01-07 19:35

옛 상록회관 일대 용도구역 상향
시 “군락 보호용 기부채납 면적 늘어”
환경연합 “녹지 훼손”…일조권 논란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벚꽃 명소’로 잘 알려진 옛 상록회관 일대에 최고 29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도록 무리하게 용도구역을 상향 조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광주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주택조합이 신청한 서구 농성동 260번지 외 19필지 3만5395㎡의 터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도록 공동주택 지구단위계획 자문을 완료했다. 이 터는 2014년 10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주택건설업체에 매각했다가 지금은 주택조합이 꾸려져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세번째 위원회를 열어 전체 터의 31%에 달하는 1만4994㎡를 4층 이하 건물만 지을 수 있는 1종 일반 주거지역에서 고층 건물 건축이 가능한 2종 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용적률이 사업계획상의 245.85%에서 263.24%로 늘어 아파트를 더 높게 올릴 수 있게 됐다. 주택조합이 승인 요청한 계획서엔 15~27층 규모로 12개동을 짓겠다고 돼 있으나, 16~29층 규모로 10개동을 짓는 것으로 변경됐다. 가구 수는 1082가구에서 842가구로 줄었다. 광주시 쪽은 “애초 기부채납 면적은 6602㎡에 불과했다. 벚꽃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해 공원 면적을 3375㎡에서 6979㎡로 늘리면서 기부채납 면적이 9979㎡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쪽은 “일부 공원용지와 도로를 기부채납한 것과 종 상향을 맞바꾼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과거 전남도 임업시험장이 있었던 곳으로 왕벚나무들이 군락을 이뤄 벚꽃 개화기인 3월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명소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허탈해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경수 광주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상록회관 터는 시립상록미술관 등과 연계돼 시민들에게 추억의 장소라는 점에서 용도구역 변경 등을 좀 더 신중하게 논의해야 했다”고 말했다. 심철의 광주시의원도 지난해 10월 시정질문에서 “도로를 개설해 기부채납하면 대부분 종 상향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아파트 단지 18곳의 터 용도를 1종에서 2종으로 상향 조정해줬다.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광주시는 건축심의위원회와 도시경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월까지 아파트 건설계획 승인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벚나무 군락지 등 녹지 훼손 논란뿐 아니라 인근 마을 주민들의 일조권과 경관 훼손 문제 등으로 또 한차례 반발이 일 가능성이 높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역사와 경관·환경 관점에서 보전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녹지 공간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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