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대전시 제공
대전시 유인사업 개시
둥지모형·울음 음향 시설
매년 1200마리 주택가에 둥지
주민 악취·소음 등 시달려
둥지모형·울음 음향 시설
매년 1200마리 주택가에 둥지
주민 악취·소음 등 시달려
대전시가 갑천 일대를 백로 서식지로 정하고 백로떼 홀리기에 나섰다.
대전시는 21일 서구 월평동 월평공원 주변 갑천 일대에서 왜가리, 쇠백로, 중백로 등 백로 20여마리와 둥지 모형, 백로의 울음소리를 내는 음향시설을 설치했다. 이는 ‘백로류 잠재서식지 유인 사업’의 하나로, 설을 앞뒤로 대전에 둥지를 트는 백로 떼를 갑천 일대로 유인하려고 설치했다. 백로 모형은 이화여대 조형미술학과에 맡겨 두 달여 동안 제작했으며, 소나무숲 곳곳에 백로 떼가 둥지를 틀고 사는 것같이 설치됐다.
시는 백로 1200여마리가 그동안 서구 탄방동 남선공원과 서구 내동중학교 뒷산 등 주택가 주변 산에 집단으로 둥지를 틀어 악취와 소음으로 주민 불편이 잇따르자 백로와 시민의 공존을 목표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그동안 나무 등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백로를 쫓아내려다 환경단체 등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용역을 맡은 대전발전연구원과 한국환경생태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공동연구를 해 월평공원 주변의 갑천이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한테서 새끼를 보호할 수 있어 최적의 서식지라고 결론 냈다. 대전발전연구원 이은재 박사는 “월평공원 주변 갑천은 먹이가 풍부한 하천과 가깝고, 산의 경사도와 전망이 좋으면서 수리부엉이·황조롱이 등 천적인 맹금류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어서 잠재서식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재현 시 환경정책과장은 “대전은 백로 서식지가 주거지에 있다 보니 어울려 살기에 불편함이 많았다. 유인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백로와 시민이 행복하게 공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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