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보건소 계단에서 열린 ‘건강계단 3인전’을 찾은 시민들이 28일 계단을 오르내리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박석신·이종필·박양준 작가는 작품 판매 금액의 절반을 이웃돕기 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 대전동구보건소 제공
보건소 계단서 작품전
운동 겸 볼거리…판매금 절반 기부
“건강·예술·기부 모두 살렸다”
한남대 통기타동아리 자선공연
학교주점서 공연뒤 수익금
자혜원에 놀이치료교구 전달
운동 겸 볼거리…판매금 절반 기부
“건강·예술·기부 모두 살렸다”
한남대 통기타동아리 자선공연
학교주점서 공연뒤 수익금
자혜원에 놀이치료교구 전달
보건소 계단에 전시된 그림과 글씨, 대학생들이 통기타를 치며 부른 노래가 추위를 녹이는 난로 구실을 하고 있다. 재능을 기부해 이웃과 정을 나누는 전시와 공연이기 때문이다.
대전 동구 가오동 동구보건소(보건소장 김재만)는 다음달 17일까지 보건소 건물 계단에서 ‘건강계단 3인전’을 연다. 한국화가인 자유 박석신, 연파 이종필 목원대 교수와 서예가인 지원 박양준 충남대 외래교수가 5~10점씩 작품을 냈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들이 보건소 계단에 작품을 내건 것은 ‘건강과 기부가 있는 통통전시’라는 보건소의 전시 취지에 공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보건소는 도시의 주거·사무공간에 흔하게 있는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도 풀자는 의미로 통통(通通) 운동을 펼쳐왔다.
박석신 교수는 대전방송(TJB) 여행 프로그램 <화첩기행>을 진행하면서 곳곳의 풍경을 담은 감성적인 그림들을 선보였고, 전통 진경산수를 계승해온 이종필 교수는 소나무와 진달래, 강, 하늘, 대나무를 담백하게 그린 그림들을 내걸었다. 박양준 교수는 ‘통’ ‘사랑’ ‘배려’ 등 글씨를 묵직한 필력으로 써내려간 서예 작품을 출품해 전시회 취지를 살렸다. 작가들은 전시작품 판매 금액의 절반을 기부해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했다.
이 보건소 건강증진센터 이규승 박사는 28일 “계단에 볼거리가 있다면 오르내리기가 더 즐거울 것 같아 작품전을 기획했는데, 벌써 작품도 6점이나 팔려 ‘건강·예술·기부’ 취지를 모두 살릴 수 있게 됐다. 주민 건강을 위해 아파트·공공건물의 계단 활용도를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 통기타 동아리의 재능기부도 훈훈하다. 한남대 ‘음표둥지’ 학생들은 지난 27일 대전 동구 소제동의 아동보육시설 자혜원을 찾아가 놀이치료 교구 등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지난 8일 학교 근처 주점에서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자선공연을 열어 108만6340원을 모금했다. 놀이치료 교구는 자선공연 수익금으로 구입했다. 학생들은 “가진 재능을 나누고 기부하자”며 겨울나기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통기타 동아리의 특성을 살려 15명이 솔로, 듀엣 등으로 팀을 꾸리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와 유명해진 ‘걱정 말아요 그대’ 등 24곡을 선보였다. 그룹 에이치오티(HOT)의 ‘캔디’는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한 뒤 원곡 가수들처럼 잠옷 차림으로 불러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공연 중간에 학교 주변 식당·약국·주점 등이 학생들의 취지에 공감해 후원한 상품권, 비타민 등으로 선물 이벤트도 선보였다.
박성한 음표둥지 부회장(경제학과 2)은 “후원할 곳을 찾다가 자혜원이 새로 놀이치료실을 만들었는데 교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교구를 사드렸다.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목이 쉬고 ‘삑사리’가 나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대전 한남대 통기타 동아리 ‘음표둥지’ 회원들은 지난 27일 대전 동구 소제동 아동보육시설 자혜원에 놀이치료 교구를 기부했다. 학생들은 지난 8일 학교 근처 주점에서 일일 자선공연을 해 얻은 수익금으로 놀이치료 교구를 구입했다. 사진 음표둥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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