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2013년 예산 증빙 부실”
서류조작 의혹도…전자민원 공개질의
시 “전수확인해 25일까지 답하겠다”
서류조작 의혹도…전자민원 공개질의
시 “전수확인해 25일까지 답하겠다”
순천만정원박람회 때 일부 문화행사의 예산이 아리송하게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은 18일 “2013년 순천만정원박람회와 연계된 문화관광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의혹이 있어 순천시에 전자민원으로 공개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2월 박람회 예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같은 해 8월 자료를 받은 뒤 분석해왔다.
이 단체는 먼저 세계동물영화제를 열면서 예산 4억5000만원 중 6000여만원을 특정 영화사를 통해 선집행한 것은 보조금 관련 법률과 조례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영화사인 ㅎ업체는 영화제 추진위를 제쳐두고 프로그램 개발비 2300만원을 비롯해 집행위원장 직책수당과 기획팀 직원 급여 1680만원, 사무실 임대료 1573만원 등을 선집행했다. 임대료를 정산하면서는 사무실이 입주했던 건물주가 발행한 영수증이 아니라 ㅎ업체에서 자체 발행한 세금계산서로 갈음하기도 했다.
또 아고라순천 공연의 경우는 지출결의와 집행증빙의 액수가 차이나는 허점이 드러났다. 아고라순천은 박람회 기간 동안 15억원을 들여 조례호수공원, 문화의거리, 차없는거리 등 도심 일대에서 벌인 문화행사의 이름이다.
이 가운데 2003년 9월2일 열린 아랫장 민요공연의 내역은 지출결의서에 26만원, 비용청구서에 52만원으로 각각 기록돼 두 배 차이가 났다. 보름 뒤에 이어진 아랫장 품바공연의 내역은 지출결의서에 20만원, 비용청구서에 50만원으로 다르게 처리되어 있었다.
이상석 이 단체 사무처장은 “여느 행사에 견줘 정산이 부실하게 이뤄졌다. 법적 자격이 없는 단체나 기관이 보조금을 지원받고 앞뒤가 맞지 않게 회계처리를 하면 예산집행에 대한 믿음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답변을 들어본 뒤 예산의 환수를 요구할지, 책임을 묻는 고발을 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순천시는 “행사를 2년 전 치렀고, 자료가 워낙 방대해 건별로 전수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25일까지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순천시 관계자는 “영화제 때 선집행이 이뤄진 것은 예산 성립 전이어서 제안자인 영화사에 미리 준비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공연료 정산 때 지출결의와 청구내역이 다른 이유는 일부를 묶어 입금한 것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2013년 4~10월 6개월 동안 동천 하류와 순천습지 일원 110만㎡의 녹지에서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라는 주제로 열려 400만명이 넘는 입장객을 모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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