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미루고 장학생 신청도 “형평성 없다” 비판
전남 진도중학교가 동문이 기탁한 장학금 6000달러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장학생도 무원칙하게 뽑아 말썽을 빚고 있다.
진도중은 지난 8월25일 재미동포 동문인 정아무개(64)씨한테 장학금 2000달러를 기탁받아 학생 2명에게 장학증서를 주었지만 50여일이 지났는데도 장학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학교 쪽은 미국 수표인 탓에 환전을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했지만 환전 절차는 한달 전인 9월23일에 이미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학교는 2003~2004년 해마다 2000달러씩 기탁받은 정씨의 장학금도 제때 지급하지 않은 채 어물쩍거리다 이듬해 4~5월에 뒤늦게 학생 5명한테 지급했다.
더욱이 전교생 519명 중 결식학생이 60여명에 이르는데도 운동부 학생 1명한테 장학금을 두차례 지급한데다, 지난 5월20일 학교 쪽이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2004년분 장학금 일부는 학부모한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공정성과 형평성에 흠결이 있다는 비판이 높다.
교사들은 “학내에 장학생 선발위를 설치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장학생을 선발하고 제때 전달해야 하지만 사립이라 학교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평화 교장은 “미국 수표를 환전하려면 몇달이 걸리는데다 은행에서 입금한 통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탓에 지급이 늦어졌다”며 “장학생 선발위는 설치하지 않았지만 부장·담임 등과 협의해 장학생을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은 “동문이 기탁한 장학금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의혹을 자초한 행태가 한심스럽다”며 “회계처리·학생선발·지급시기·지급방법 등을 철저하게 감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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