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사진 광양시 제공
광양시, 비촌저수지 일대 2만2700㎡
4억여원 들여 시민과 생태복원나서
로드킬 막기 위한 이동통로 설치
4억여원 들여 시민과 생태복원나서
로드킬 막기 위한 이동통로 설치
섬진강의 상징인 두꺼비를 지키기 위한 활동이 광양에서 펼쳐진다.
전남 광양시는 23일 “섬진강 지류의 두꺼비 집단 서식지인 진상면 비평리 비촌저수지 일대 2만2700㎡의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10월까지 4억5000만원을 들여 두꺼비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생태도랑, 이동통로, 유도울타리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습지 주변에 해설판을 비롯해 전망대, 탐방로, 학습장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곳은 수어댐이 축조되기 이전부터 두꺼비 수만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산란 장소인 저수지와 동면 장소인 야산이 200여m 떨어져 있고, 너비 10m인 왕복 2차로 도로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이동할 때 희생이 잦아 대책이 필요했다.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섬진강 두꺼비 지키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보호활동에 나섰다. 저수지 환경개선 사업은 지난 3일 환경부의 생태계보전협력금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예산을 확보했다.
시는 “백운산 어치계곡이 관광지가 되면서 차량 통행이 늘었고, 귀소본능이 있는 두꺼비가 길죽음(로드킬)을 당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또 과수원이 들어서고 도랑들이 훼손되는 등 원인으로 서식지가 한번 파괴되면 회복하기 어려워 민·관·학이 함께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자연 속의 수생태계를 그대로 복원한다는 점에서 청주 도심의 원흥이 방죽 사례와는 구별된다. 김재희 시 생활환경팀장은 “해마다 3~4월에는 차량의 서행을 유도하고 광양만녹색연합과 주변을 청소해왔지만 효과가 미미했다. 이번에는 새끼들이 야산으로 올라가는 동선과 성체가 습지로 돌아오는 동선을 고려해 항구적인 생태통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두꺼비는 2월 말에서 3월 초 동면에서 깨어나 기온이 영상 10℃ 이상 올라 지표가 녹을 때 밖으로 나오며, 수질이 탁하고 수초 더미가 많은 저수지에서 주로 서식한다. 알을 낳을 때는 습지나 못, 강가, 저수지를 향하고 평소에는 낮은 야산에서 곤충이나 지렁이 등을 먹으며 생활한다. 특히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서 생활을 해도 산란기가 되면 같은 공간에 가서 알을 낳는 습성을 갖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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