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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쌀 연구에 헌신한 ‘쌀의 문익점’

등록 2016-03-01 18:39수정 2016-03-01 20:24

김재식 전 전남도지사
김재식 전 전남도지사
김재식 전 전남도지사 별세
은퇴 뒤 20여년간 벼농사 연구
‘쌀의 집’ 지어 친환경 쌀 개발도
전남 장성에 ‘쌀의 집’을 열고 친환경 쌀 농사를 선도했던 김재식 전 전남도지사가 1일 별세했다. 향년 93. 6년 전부터 요양원에서 생활했던 고인은 이날 아침 폐렴이 도져 광주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주검은 생전에 밝힌 고인의 뜻에 따라 전남대병원에 연구용으로 기증됐다.

공병 대령 출신인 그는 5·16 이후 농림부 수산국장과 수산청장을 거쳐 1969~73년 5년 동안 전남도지사를 지냈다. 이어 국회의원과 동립산업 사장,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장 등을 역임했고, 92년 4월 서울을 떠나 고향인 장성읍 영천리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스스로를 노농(老農·늙은 농부)이라 부르며 쌀 농사 연구에 여생을 바쳤다.

일본에 유학했던 그는 90년대 초반 현지를 찾아가거나 지인들을 통해 일본의 벼 종자를 들여온 뒤 토착화가 가능한지 시험했다. 또 20여년 동안 매달 3차례 <현대농업> <농업신문> 등 일본 자료를 번역한 소식지 ‘농민의 행복을 찾아서’를 꾸준하게 만들어 보급했다. 이런 노력으로 주위에서 ‘쌀의 문익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2001년 고향 집 옆에 쌀 농사 공부방인 ‘쌀의 집’을 지었다. 쌀 농사 연구의 목표도 ‘다수확’에서 ‘친환경’으로 전환해 시대의 흐름을 따랐다. 소비자단체가 최우수쌀로 뽑은 해남 한눈에 반한쌀과 장성 자운영쌀, 함평 나비쌀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들은 일반 쌀보다 밥맛이 좋고 농약을 치지 않아 안전하다는 신뢰를 얻으면서 높은 가격에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 농민의 걱정을 덜었다.

고인은 80대 후반이던 2012년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미생물 방제균액에 관한 서적을 발간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이어갔다. 건강이 자꾸 나빠지자 ‘쌀의 집’을 운영할 후계자도 수소문했다. 지난 1월에는 김수공 전 농업경제 대표에게 운영권을 서둘러 넘기고 “농민을 행복하게 해달라”는 유지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투병중인 부인 장시명씨와 아들 유호·성호·기호·철씨가 있다. 빈소는 전남대병원, 발인은 3일 오전 8시다. (062)220-6983.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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