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숍.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멸종 동식물 복원 공감 북돋우려
5년전부터 구례서 기념품 판매
주말에도 휴점해 “예산낭비” 비판
공단 “일손 달려 4~11월만 운영”
5년전부터 구례서 기념품 판매
주말에도 휴점해 “예산낭비” 비판
공단 “일손 달려 4~11월만 운영”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멸종위기종 동식물을 복원하는 사업을 홍보하려고 지리산에 설치한 ‘베어숍’이 흐지부지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4일 반달가슴곰·산양·여우 등 멸종위기종 동식물의 종 복원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모자·셔츠·인형·머그컵 따위 캐릭터 상품을 파는 베어숍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베어숍은 2011년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종복원기술원 안에 지상 1층, 면적 73.5㎡ 규모로 들어섰다. 이 매장의 한해 예산은 3천만원 안팎이다. 매장 안에서는 방사됐다 숨진 반달가슴곰 ‘장군이’의 박제를 만져보고, 곰인형·곰셔츠·머그컵·버프(산악용 스카프) 등 상품 50여종을 살 수 있다. 매출액은 첫해인 2011년에 3507만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2년에 3893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로는 2013년에 3081만원, 2014년 2900만원, 2015년 2405만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자연환경해설사 1명이 운영을 맡아 매주 월요일을 빼고 화~일요일 엿새 동안 문을 연다.
하지만 종복원기술원의 운영 인력이 달려 매장의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탐방객들한테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베어숍을 방문한 정아무개(53·여)씨는 “가족 4명이 평일 베어숍을 찾아갔는데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허탈해했다. 주민 김아무개씨도 “탐방·견학 프로그램 참여자한테만 해설가가 자물쇠를 열고 내부를 보여준다.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일요일에도 문을 닫는다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 두고 공단 쪽은 “겨울에는 탐방객이 적어 베어숍의 문을 닫는다. 일손이 달려 4~11월에만 운영을 하는 형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공익재단을 설립해 운영을 맡기고, 반달곰 브랜드를 붙인 꿀·쌀 따위 특산품을 팔아 수익을 주민과 나누는 등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석범 종복원기술원 복원기술부장은 “수익보다 공감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운영 방법과 판매 품목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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