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3월16일 김주열 열사의 주검을 마산 앞바다에 버릴 때 동원된 차량의 운전기사 김덕모씨가 지난 13일 오후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 있는 김 열사 묘소를 찾아 56년 만에 참회의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제공
“평생 참회 눈물…이제라도 사죄할 수 있어 감사하다”
3·15의거 때 최루탄 맞은 열사 주검
마산 앞바다에 버릴 때 운전맡아
경찰 돌 얹고 철사로 감아 던졌으나
한달 뒤 주검이 떠올라 4·19 기폭제
“56년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해
용서를 빌 용기가 나지 않았다”
3·15의거 때 최루탄 맞은 열사 주검
마산 앞바다에 버릴 때 운전맡아
경찰 돌 얹고 철사로 감아 던졌으나
한달 뒤 주검이 떠올라 4·19 기폭제
“56년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해
용서를 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위에서 시킨 대로 한 일이지만, 지난 50여년 동안 너무도 죄스러웠습니다. 김주열 열사가 이제라도 천국에서 편안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대규모 부정선거를 자행한 이승만 정권을 몰아낸 1960년 ‘3·15 의거’의 기폭제가 된 김주열(당시 17살) 열사의 주검을 경찰이 마산 앞바다에 몰래 버릴 때 차량을 운전했던 김덕모(76·사진)씨가 김 열사의 무덤에 참배하고 용서를 빌었다.
김씨는 3·15 의거 56돌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의 안내를 받아 경남 창원시 구암동 국립3·15민주묘지를 방문해 김 열사 가묘에 무릎을 꿇고 헌화했다. 김 열사의 무덤은 고향인 전북 남원에 있다.
56년 전 혈기왕성한 20살 청년이었던 김씨는 지팡이 없이는 거동마저 불편한 노인이 됐다. 그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60년 봄, 김씨는 마산에서 한 사업가의 지프차 운전기사로 일하며 반공청년단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그해 3월15일 이 사업가로부터 “경찰 일을 도와주고 오라”는 지시를 받고, 박종표 마산경찰서 경비주임 등 경찰 3명과 민간인 1명을 차에 태우고 마산세무서로 갔다. 이튿날인 3월16일 새벽 그는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세무서 옆 도랑에 숨져 있던 김 열사의 주검을 경찰과 함께 차량 뒷좌석에 싣고 마산항 1부두로 향했다. 겁에 질린 그는 뒷좌석을 한번 돌아보지도 못한 채 차를 몰았다. 경찰들은 김 열사의 주검을 산에 파묻을 것도 의논했지만, 사람들 눈에 띌 것을 우려해 가까운 바다에 버리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김 열사의 배 위에 큰 돌을 얹고 바닷가 공사장에 있던 철사로 칭칭 감은 뒤, 바다에 던졌다. 김씨는 운전대를 잡은 채 벌벌 떨고만 있었다.’
그해 3월15일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 정권은 장기 집권을 위해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전국 곳곳에서 유령 유권자 조작, 사전 투표, 3~5인조 공개투표, 야당 참관인 축출, 부정개표 등이 벌어졌다. 남원 출신인 김 열사는 3월10일 마산상고 진학을 위해 왔던 타향에서 3·15 부정선거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 행방불명됐다. 그의 나이 17살, 마산상고 합격자 발표를 하루 앞둔 때였다.
3·15 의거 열기가 한풀 꺾이던 4월11일 오전 11시께, 김 열사의 주검은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떠올랐고, 이를 발견한 마산 시민들은 다시 들고일어났다. 시위의 불길은 전국으로 번져 이승만 정권을 몰아낸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 3·15 의거로 마산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2명에 이르렀다.
50년 넘게 죄책감에 시달리던 김씨는 지난해 10월 우연히 라디오에서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가 기획한 ‘민주성지 일일 역사탐방 프로그램’ 관련 얘기를 들었다. 사흘 뒤 기념사업회 사무실을 찾아간 그는 김 전 기념사업회 회장을 만나 속에 담아두었던 기억을 모두 털어놓았다.
김씨는 이날 “당시 김 열사의 끔찍한 모습은 56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평생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살았지만, 김 열사의 무덤을 찾아 용서를 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사죄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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