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편익 전국 꼴지 수준
관련 예산도 전년 견줘 20억 줄어
“시, 지표 수치에만 헛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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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지표 수치에만 헛힘” 비판
스위스 툰에서 시내버스를 탔다가 “와” 하고 탄성을 지른 적이 있다. 승하차 때 출입구 쪽으로 버스 차체가 보도 쪽으로 푹 기울어졌다가 출발할 때 다시 일어서곤 했다. 그때마다 버스는 마치 숨을 쉬듯 유압이 빠지는 소리를 냈다. 모든 시내버스가 차체 바닥이 낮고 경사판이 설치된 유압식 저상(底床)버스였다. 시내버스 하나만으로 도시의 인권정책 수준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인권도시’를 표방하는 광주는 과연 인권도시일까? 광주는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교통약자 이동편익 부분이 꼴찌 수준(2015년 2월 국토교통부 조사)이다. 장애인·노약자뿐 아니라 시민들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오를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 비율이 국토교통부 권장 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제2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저상버스를 40%까지 도입해야 하지만, 지난해 17.8%에 그쳤다. 올해는 23.9%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3일 유엔이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도입, 서울시내 전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정책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광주시의 장애인 예산도 제자리걸음이다. 시 복지건강국은 지난해 장애인 정책 관련 예산(1390억원) 비율이 3.5%였으나 올해는 1370억원(3.4%) 수준이다. 시 장애인복지과는 “추경을 통해 추가로 관련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2014년 7월 최중증 장애인 10명에게 24시간 활동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박찬동 장애인인권센터 센터장은 “광주의 장애인 인구 비율인 5% 정도까지 장애인 예산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의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는 교통안전도, 장애인 취업률 등 100대 인권지표에 따라 인권 수준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조사하는 등 ‘수치’에 매달리고 있다. 시는 2014년엔 전년 대비 평균 6.0%의 개선율을 보였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원은 23일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100대 인권지표에 중요도가 없어, 단순한 실적 평가 뒤 전년도보다 백분율이 올라갔으니 인권이 개선됐다고 하는 것은 형식적인 평가다.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인권지표와 괴리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 인권평화협력관실 쪽은 “100대 인권지표 중 교통약자, 비정규직 문제 등 61개 핵심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활동가 등과 티에프팀을 만들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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