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20일 앞두고 잠룡으로 평가받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가까운 이들이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더민주) 후보로 출마해 당선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청권에서 공천을 받은 안 지사 측근은 조승래(대전 유성구갑)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나소열(보령서천)·박수현(공주부여청양) 전 안희정 충남도지사 공동선대위원장,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전 충남도지사 정무비서관 등 5명이다. 공천 전장에 나섰던 이들 안희정의 ‘독수리 5형제’는 모두 공천장을 거머쥐는 저력을 보였다. 전북 전주갑에서 김윤덕, 경기 고양을의 정재호 후보 등도 대표적인 ‘안희정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안 지사와 함께 찍은 대형 펼침막을 내걸거나 안 지사의 얼굴이 들어간 명함 등을 돌리는 등 ‘안희정 마케팅’으로 표밭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안희정의 사람들이 모두 살아올지는 의문이다. 상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조승래 후보는 진동규(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강영삼(정의당), 고무열(국민의당), 임헌욱(무소속) 후보와 진검승부를 벌인다. 새누리 진동규 후보는 같은 당의 민병주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경선해 공천을 따낼 정도로 유성구청장 시절 다진 고정지지층이 있다. 조 후보는 ‘노무현의 비서관 안희정의 비서실장’을 내세우며 진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종민 후보는 7선에 도전하는 거물 이인제 후보와 리턴매치를 치른다. 지난 19대 때는 2.51% 차로 석패했다. 김 후보는 현안 등을 지역민과 함께 고민하며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안희정식 저인망 운동으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친박’ 김태흠 후보와 한판 승부에 나선 나소열 후보는 ‘친안’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서천군수 출신인 나 후보는 배가 넘는 인구의 보령 출신 새누리당 현역 김 후보와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정무수석에다 지역 맹주 김종필 전 총리의 지원까지 등에 업은 새누리 정진석 후보를 만난 박수현 후보는 빼어난 의정활동을 내세우고 있다.
이후삼 후보는 선거사무실에 ‘안희정과 함께 충청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대형 펼침막과 함께 안희정 충남지사와 같이 찍은 사진을 걸었다. 충북 최북단 제천단양 선거구에 충남지사의 사진을 내건 것이 이채롭다. 이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낸 경력에도 전 안희정 충남지사 정무비서관이라고 적었다. 그는 2014년 안 지사와 일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년간 안 지사와 함께했고, 안 지사가 이룬 성과에 일조했다는 뜻에서 펼침막을 걸었다. 충청의 새 인물인 안 지사와 함께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은 바람도 담았다”고 말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안 지사가 친노임에도 그동안 투쟁 일변의 정치가 아니라 중도우파의 지지까지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보였기 때문에 안 지사 측근들 역시 폭넓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이 당선되면 앞으로 정치권에서 태풍의 눈으로 세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선되면 안 지사의 영향력이 강화되겠지만 상대 후보들과의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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