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텃밭연대의 시농제가 26일 열리는 가운데, 도시농부들이 2014년 3월30일 대전 유성구 하기동 텃밭에서 시농제를 치르고 있다. 사진 대전도시텃밭연대 제공
“한 해 농사가 풍년 들게 해주세요.”
대전 도시농부들의 시농제가 26일 오후 2시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274-12번지 어울림 텃밭에서 열린다. 대전도시텃밭연대, 도시농업지원기관 손수레(sonsure.co.kr)가 여는 ‘2016 시농제’엔 어울림을 비롯해 외삼, 죽동 논골, 하기, 관평동 청라, 와송, 죽동 패밀리팜 등 대전지역 7개 텃밭 농민 200여명과 대학생들로 꾸려진 성북동 대학텃밭 가족 등이 참여한다.
텃밭당 규모는 496~826㎡(150~250평)다. 이 텃밭을 6~10가족이 맡아 농사를 짓는다. 이들은 겨우내 농사 잘 짓는 법과 도시농업이 중요한 이유, 농자재 관리 기법 등을 배웠다. 텃밭을 재배할 가족을 선정하고 씨앗도 공동구매했다.
첫 파종 작물은 씨감자다. 이 감자는 한여름 모깃불을 피울 때쯤 수확하게 된다. 공동구매한 씨앗은 열무, 케일, 브로콜리, 청경채, 얼갈이배추, 적환무, 근대, 아욱, 시금치, 파, 부추, 당근 ,땅콩, 완두콩, 옥수수 등 채소가 주류를 이룬다. 지난해에는 대전 유성구에서 로컬푸드 인증을 받아 서로 나누고 남는 수확물을 팔 수 있게 됐다.
날이 따뜻해지면 작물이 쑥쑥 자란다. 그런데 작물보다 잡풀은 더 빨리 자란다. 한여름 햇빛 아래 땀 흘리며 풀 잡는 일이며, 비 맞으며 로터리 쳐야 하는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씨앗이 싹을 틔우고, 그 싹이 자라서 먹거리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텃밭 농민들의 말이다.
이들의 텃밭 사랑은 다양한 모양의 텃밭을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2년 전에는 오토바이 짐받이에 흙이 든 상자를 고정시키고 상추를 기르는 이동식 텃밭을 제작했다. 언제 어디서 삼겹살을 먹어도 친환경·무공해 상추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노상 싣고 다녀야 하고, 비둘기의 도시락 구실도 하는데다 삼겹살에는 늘 술이 곁들여지는 단점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올해는 도시텃밭교사를 양성하고 어린이 텃밭학교도 열 계획이다.
도시텃밭은 생태적으로는 무농약·무화학비료·무비닐이 원칙인 유기농 텃밭이다. 또 이웃과 함께 기르고 수확해 나누는 공동체이자 대안문화이기도 하다.
백종운 대전도시텃밭연대 실무간사는 “도시텃밭은 흘린 땀만큼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땅이 주는 정직함을 이웃과 나누는 경작 공동체이다.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해 도심에서 아이들과 텃밭 체험을 하고 전통주를 담가 마시는 즐거움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