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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민·정 대타협으로 ‘일자리’ 만든다면서…집안 갈등도 대처 못하는 광주시

등록 2016-03-28 20:02

광주시공무원노조 간부들이 28일 낮 광주시청 1층에 마련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위한 기표소 앞에 서 있다. 
 정대하 기자
광주시공무원노조 간부들이 28일 낮 광주시청 1층에 마련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위한 기표소 앞에 서 있다. 정대하 기자
공무원노조 가입 찬반투표 방해
청사문 잠그고 경찰 청내로 불러
윤장현 시장 오락가락 발언에
“리더십 의문” 또다시 비판 일어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윤장현 광주시장이 정작 청내 노사 갈등 문제를 조정하지 못하고 인권침해 논란만 키우고 있다.

광주시 공무원노동조합은 28일 “행정자치부 직원 등이 투표장을 상시 감시하고, 직원들을 점심 전에 식사하라고 내보낸 뒤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우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의 한 간부는 ‘투표하면 나와 같이 근무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주장했다. 시 공무원노조는 지난 9~11일 일정으로 전국공무원노조 가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하다가 시가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며 11일 투표를 일시 중단했고, 21일 투표를 재개했다. 투표는 다음달 8일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노조 쪽은 “여전히 실·과 간부들이 직원들에게 ‘누구누구 투표했는지 알고 있다. 캠코더로 확인하고 있다’는 말로 겁을 주는 등 투표 참여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감사위원회가 지난 21일 모든 실·과·소에 공문을 보내 “지난해 연말정산 과정에서 이뤄진 노조 회비 정산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을 놓고도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 노조는 “조합원 명부를 조사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노조 가입 금지 대상 공무원들이 포함됐는지를 파악해 시정하기 위한 것으로 노조 투표 방해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또 시는 노조 투표에 대한 오락가락 대응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시는 지난 9일 오후 4시20분부터 노조 지원 외부 인사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청사 문을 모두 잠가 시민 출입마저 막았다. 구청 공무원 노조 관계자들의 활동을 막기 위해 경찰을 청내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윤 시장은 “업무시간 외 투표 행위는 법의 보호를 받는 정당한 활동”(8일 간부회의)이라고 했다가 “총회(찬반 투표) 이후 광주와 시민을 생각하자”(9일 호소문)고 말하는 등 어정쩡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광주시 인권옴부즈맨은 “청사를 출입하는 시민과 공무원의 신분을 확인해 출입을 허용하겠다면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투표를 방해하거나 조합원들이 위협을 느끼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시민들의 자유로운 청사 출입을 보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윤 시장은 15일 간부회의에서 “경찰이 시장의 허락 없이 청내에 진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조처를 취하겠다”는 ‘뒷북 해명’을 내놓았을 뿐, 시민들에겐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노조의 투표를 방해한 적이 없다. 하지만 투표에서 찬성으로 나오면 시가 정부로부터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행자부는 광주시 노조원 14명을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시 안팎에선 ‘청내 노사 문제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하는 시가 어떻게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한다는 말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적정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기업 투자를 유발해 일자리를 늘린다는 윤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는 윤 시장의 리더십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청내 노사 갈등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광주지역 노조를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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