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가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주최로 열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시민 1만2000명(경찰추산 4500명)이 추모제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세월호 2주기 전국 곳곳 추모 행렬
수원·첨단·일곡·문산 등 19곳
흩어져있던 동네 주민들 연대
매주 수요일마다 ‘촛불’ 들어
“각자 재능들 모아 다양한 추모
유족의 마음으로 3년동안 할것”
수원·첨단·일곡·문산 등 19곳
흩어져있던 동네 주민들 연대
매주 수요일마다 ‘촛불’ 들어
“각자 재능들 모아 다양한 추모
유족의 마음으로 3년동안 할것”
“오매, 라면 아니라 닭이라도 한마리 잡어갖고 죽쒀서 마중나가야 헌디….”
광주광역시 북구 양산동에 사는 김옥진(45)씨는 지난 16일 밤 10시18분에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이하 시민상주모임) 회원 카톡방에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3시부터 광주시 금남로 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행사에서 ‘미니 카드섹션’ 연출을 담당했던 그는 서울 추모행사에 참여했던 회원들의 안부를 챙겼다. 김씨는 이날 광주 무대에서 회원 9명과 함께 종이 10장을 음악에 맞춰 바꿔들었다. 노란색 카드 10장이 모여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다’는 호소문이 됐고, 파란색 카드 10장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절규가 됐다.
■ 공감 김씨와 같은 시민상주는 400여명이다. 시민상주모임의 출발은 마을 촛불이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광주의 수완, 첨단, 일곡, 문산, 금남 등 5곳 동네 주민들이 촛불을 켰다. 광주 청소년 문화의 집 이민철(45)관장은 2014년 6월 초 사회관계망에 마을 촛불모임끼리 손을 잡고 ‘시민상주모임’을 꾸리자고 제안했다. 이씨는 “유족의 마음으로 3년상을 치르듯 적어도 3년동안 활동하자는 취지로 모임 이름에 ‘3년상’과 ‘상주’를 넣자고 했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9일 수완 북카페 숨에서 22명의 마을촛불지기들은 “유족들을 지원하고 우리의 삶과 사회의 방향을 ‘돈보다 생명’으로 바꿔가자”며 시민상주모임을 발족했다.
‘진실 마중 사람 띠 잇기’는 그 시작이었다. 세월호 선원들의 세번째 재판이 열리던 2014년 6월 24일, 경기 안산에서 선원들의 재판을 방청하러 오는 유족들의 차량이 지나가는 길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든 사람들의 행렬이 꽃처럼 환하게 피었다. 이 진실마중은 2015년 7월 14일까지 42차례 진행됐다. 세월호 유족 고영환(49)씨는 “솔직히 처음엔 광주에서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80년 5월에)아파 본 사람들이 우리의 마음을 아는 것 같더라. 언젠가 오월 어머니들을 만났는데, ‘술 먹지 말고, 담배도 끊어라. 오래 살아야 싸울 것 아니냐’고 말씀하는 것을 듣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고 말했다.
■ 동행 정인선(39)씨도 시민상주가 된 뒤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는 2014년 8월 도보순례를 하던 유가족 승현·웅기 아버지 두 사람이 광주에 도착하는 날, 차와 과일을 들고 갔다. “두 분의 처절한 모습이 마음에서 가시지 않았던” 정씨는 딸 수린(9)을 지원차량에 태우고 대전 구간까지 10일동안 걸었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 아이 학원을 찾아다니기에 바빴을 정도로 사회 문제와 벽을 쌓고 살았던” 정씨는 시민상주가 된 뒤 서울 광화문 세월호 집회에 갔다가 물대포를 맞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엔 서울 추모행사에도 참여했다. “몸치지만” 그는 행사 전에 흥을 돋우는 시민상주모임 안 ‘춤추는 시민상주’라는 율동패 소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민상주들은 2015년 2월 8일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촉구하며 도보순례를 하던 유족들이 광주에 도착했을 때 5·18민주광장 앞에서 800인분의 주먹밥을 마련했다. 지난 해 7월 14일 하루밥집도 놀라운 기적을 이뤘다. 생존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도 쉴 수 있는 쉼터 마련을 응원하려고 연 하루 밥집엔 500인분의 비빔밥이 40분만에 동이 났다. 마당극 배우로 시민상주모임 대표일꾼인 지정남(45)씨는 “시민상주들이 주방을 도맡고 손님을 안내하고 쉴틈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 진화 시민상주모임은 “투쟁도 문화적으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원들은 관심사에 따라 ‘장금이방’(음식준비), ‘촛불예술단’(마을 촛불 행사 공연지원) 등 소모임을 만드는 방식으로 ‘롱런’하는 법을 터득했다. 하수정씨는 “매일 매일 한 집에 모여 노란 리본을 만들었다. 하루에 1000개도 만들고, 2000개도 만들고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슬픔을 플래시 몹으로 연출한 신희흥(44·무용인)씨는 “내가 할 수 있는 현대무용으로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5곳에서 시작한 마을 촛불은 19곳으로 늘었다. 이민철씨는 “마을촛불이 다양한 마을운동을 잇는 새로운 연결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2014년 11월부터 “세월호를 계기로 사람과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자”고 선언한 뒤 광주전역을 1000일동안 걷는 천일순례도 시작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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