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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했어요?” 노조사무실 나오자마자 전화한 광주시

등록 2016-05-09 20:00수정 2016-05-09 21:57

4월 공무원노조 가입 투표때
CCTV로도 ‘노조 사찰’ 의혹
시 “검찰 요청때 한번 봤을뿐”
“혹시 투표했어요?”

지난달 1일 광주광역시 공무원 ㄱ씨는 시청 자치행정국의 한 공무원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당시 광주시 공무원노조는 전국공무원노조 가입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하고 있었다. 투표 장소는 노조 사무실이 있는 시 청사 18층과 1층, 지하 1·2층 등 4곳이었다.

이날 ㄱ씨는 영화비 20% 할인 혜택을 주는 표를 받으러 노조 사무실에 갔다온 직후여서 가슴이 뜨끔했다. 당시 광주시는 시 노조가 법외 노조인 전국공무원노조 가입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하자 다각도로 동향 파악에 나섰고, 시 공무원들은 점심 시간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일부러 사무실로 짜장면을 시켜먹기도 했다.

광주시 6급 공무원으로 시 노조 간부인 이아무개씨는 9일 “청사 방호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광주시가) 직원 감시용으로 사용했다. 이는 공무원의 인격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어서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에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진정 대상은 취임 이후 ‘시민 시장’을 내세운 윤장현 광주시장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 자치행정국은 “지난달 4일 검찰의 요청으로 중앙통제소에 있는 폐회로텔레비전을 한 차례 봤을 뿐이며, 투표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폐회로텔레비전을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노조 기표소 4곳 부근에 공무원을 1명씩 배치하는 방식”으로 노조 동향 파악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광주시는 또 시 노조 간부인 이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인적으로 올린 글을 문제 삼아 검찰 등에 전국공무원노조 가입 투표 관련 행위의 증거 자료로 제출해, 통신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씨는 “감사실 직원이 동향을 파악하는 감찰과 달리, 자치행정국 직원이 페이스북 친구를 요청한 뒤 노조 간부인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징계의 증거로 제출한 것은 명백한 사찰이다. 이에 대해서도 인권위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광주시 자치행정국 관계자는 “이씨가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투표 관련 글을 올린 행위가 문제라고 판단해 징계위에 회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전국공무원노조 가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행정자치부가 검찰에 고발한 노조 간부 14명 가운데 10명을 징계할 방침이며, 이씨는 훈계 조처를 받았다. 광주시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12일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제1노조로서는 처음으로 전국공무원노조에 공식 가입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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