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운영’ 이유…환경단체 “철거 약속 지켜야”
케이티가 올 연말까지 무등산 장불재에 있는 중계소를 철거하기로 약속했으나 통신망 운용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행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광주시는 25일 “2002년 5월 무등산 통신시설 통합을 제안받은 케이티가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장불재 제2중계소를 철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철거시한인 올 들어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시 쪽은 “ 케이티가 통신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없는데다 국방부·경찰청·소방방재청 등지 정부 13기관의 비상망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에 중계소를 철거하기 어렵다는 태도다”라고 덧붙였다.
케이티 제2중계소는 1983년 해발 919m 장불재 부근 1780여평에 설치된 높이 30m, 2인 철탑 2기로 무등산의 경관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환경단체는 “통신시설 통합을 거부한 명분이었던 2005년 철거 약속이 3년 만에 물거품이 됐다”며 “당시와 통신여건이 달라진 것이 없는 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기업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케이티는 당시 무등산에 흩어져 있는 통신시설을 통합하라는 환경단체의 압력을 받자 통합 시설 건축비 45억원과 무등산 공유화 기금 230억원을 부담하기보다 중계소 철거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케이티 쪽은 “여론에 따라 2003년 9월 북봉의 제1중계소도 철거했다”며 “기술적으로 약속 이행이 어려운 만큼 공청회를 통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방송> <문화방송> <광주방송> 등 방송 3사는 2010년 디지털방송이 본격화하면 무등산에 각각 설치한 송신탑을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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