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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항쟁이 쏙쏙, 시민정신이 쑥쑥!

등록 2016-05-15 19:18수정 2016-05-15 20:53

지역 현장 I 5·18 민중항쟁 보드게임으로 배워요

5·18 소재 게임 ‘도청을 지켜라’
주사위 던져 항쟁 사적지 돌고
시민군 본부인 도청 도착하는 게임

헌혈·기자·주먹밥·민족민주대성회
시민카드 4장 이상 모아야
초등생 ‘5·18교재 어렵다’해 개발

사적지 소개 모바일앱도 선보여
표지석 QR코드에 대면 해설 나와
광주민중항쟁 사적지 28곳을 돌고 시민군 본부가 있는 옛 전남도청(5-1)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보드게임 ‘도청을 지켜라’. ㈜반틈 제공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자, 카드를 뽑으세요.”

지난 11일 아침 광주광역시 북구 유동 디자인업체 ㈜반틈 사무실에서 만난 박병수(45) 대표와 보드게임을 시작했다. 이 업체가 개발한 ‘도청을 지켜라’는 5·18 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보드게임이다. 말판에는 5·18 사적지 28곳 지도가 그려져 있다. 자신이 뽑은 카드에 나오는 사적지를 모두 돌아, 시민군 본부가 있던 옛 전남도청에 먼저 도착하는 이가 승자다.

보드게임 주사위
보드게임 주사위
22·23·24·25번 카드를 뽑았다. 그리고 사적지 순례 순서를 정했다. 22번 출발지는 광주교도소. 시민군과 계엄군이 격전을 벌인 곳이다. 23번 카드는 옛 국군광주병원, 24번 카드는 5·18 옛 묘지다.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이곳들을 방문해야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기능카드’를 뽑는다. 기능카드는 두 종류다. 주먹밥(나눔), 버스(저항), 기자(언론 자유), 민족민주대성회(공동체), 헌혈(희생) 등 32장의 시민카드는 도청까지 쉽게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자 기능카드를 받으면, 다른 참가자들의 카드를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벌칙카드는 계엄군, 왜곡보도, 군사법정 등 6장이다. 벌칙카드로 계엄군 카드를 뽑은 플레이어의 말은 즉각 505보안부대에 체포돼 보안대 지하실로 연행된다. 정원효(34) 디자인팀장은 “카드로 뽑은 사적지를 다 갔다고 옛 전남도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시민카드 4가지를 획득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었다.

“보드게임을 통해 5·18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보드게임 ‘도청을 지켜라’.  ㈜반틈 제공
보드게임 ‘도청을 지켜라’. ㈜반틈 제공
교육·문화 콘텐츠를 개발해온 박 대표는 “광주 이외의 지역 교사들한테 ‘초등학생용 5·18 수업 교재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주 교재를 보조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치 체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모인 프로젝트팀 ‘잼배스틱’과 5·18 민중항쟁 청소년 교육용 활동지 제작 등에 참여해온 반틈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보드게임 개발이 시작됐다.

가장 큰 고민은 “재미와 의미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였다. 반틈은 지난해 12월 7개월여 만에 보드게임 개발을 끝낸 뒤, 광주서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에게 시제품으로 게임을 하도록 해보았다. 박상철(42) 서초등학교 교사는 “교과서로 5·18 수업을 할 때와 달리 보드게임이라는 놀이로 접근하니까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 사적지를 찾아가는 보드게임을 개발한 ㈜반틈 박병수 대표(맨 왼쪽)와 정원효 팀장(가운데), 김동현씨가 지난 11일 광주시 북구 유동 회사 사무실에서 게임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5·18민중항쟁 사적지를 찾아가는 보드게임을 개발한 ㈜반틈 박병수 대표(맨 왼쪽)와 정원효 팀장(가운데), 김동현씨가 지난 11일 광주시 북구 유동 회사 사무실에서 게임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도청을 지켜라’는 지난 9일부터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초·중·고교에서는 5·18 계기수업 보조교재로도 활용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광주지부는 5·18 계기수업에 사용하기 위해 200개를 구매했다. (062)529-9920.

모바일 앱과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5·18을 친숙하게 만날 수 있다. 21일 오후 3시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광주시 주최로 열리는 ‘5·18스마트엔티어링: 오월의 산책’은 라디오와 모바일 앱을 활용해 5·18을 소개하는 행사다. 18일까지 1천여명의 참가 신청을 받는다.

참가자들은 광주시교육청이 개발한 ‘민주역사올레’ 앱을 내려받아 5·18 사적지 표지석에 있는 정보무늬(QR코드)에 대면 사이버 해설사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들을 수 있다. 정현도 총감독은 “참가자들이 사적지 앞에서 느낌을 글로 써 올리면 읽어주고, 리포터가 동행해 인터뷰하는 등 현장의 반응을 반영하며 흥미를 높이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070-4195-1772.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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