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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5·18 트라우마 치유 눈감는 것도 국가폭력”

등록 2016-05-30 19:41

고혜경 크리스찬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 사진 출판사 나무연필 제공
고혜경 크리스찬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 사진 출판사 나무연필 제공
고혜경 교수 ‘꿈에게 길을 묻다’
피해자 7명 ‘꿈 치유’ 과정 담아
“36년 지났어도 트라우마 방치”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것 뿐 아니라 진상 조사를 어물쩍 넘기고, 치유 과정에 눈 감는 행위들이 모두 국가폭력에 해당합니다.”

고혜경 크리스찬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는 29일 지난 4년 동안 5·18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꿈작업과 워크숍에서 얻은 교훈을 밝혔다.

그는 “5·18항쟁 36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트라우마는 한순간에 만들어지지만 치유는 평생 개입하고 관리해야 하는 만큼 국가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한 사건의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가위에 눌리거나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런 트라우마 악몽은 초기에 개입할수록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베트남전 참전 미군들의 연구 사례에서 본보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화학을 전공한 그는 학창시절 스승인 제레미 테일러로부터 그룹투사 꿈작업을 배웠다. 이 꿈작업은 여럿이 모여 상대의 꿈 이야기를 들으며 각자가 내면을 마주하고, 참여한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 무능감이나 좌절감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이른다.

그는 2013년부터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주선으로 5·18 피해자들의 그룹투사 꿈작업을 이끌었다. 이 내용을 정리해 최근 <꿈에게 길을 묻다 : 트라우마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찾아서>(나무연필)를 내고, 광주에서 보고회도 열었다. 이 책에는 수면 장애와 악몽 반복을 호소한 5·18 피해자 7명의 꿈작업이 담겼다.

그는 “치유는 ‘이렇게 기막히고 그래서 아프다’라는 호소에 공감하는 데서 출발한다. 공통의 경험과 증상을 가진 피해자들끼리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증상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개선됐다”고 전했다. 이어 “5·18 피해자 상당수가 당시의 충격으로 자신과 외부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꿈이라는 ‘영혼의 거울’로 왜곡된 상에서 벗어나 원래의 상을 찾도록 해야 한다. 이를 내버려 두면 트라우마가 후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5·18 피해자 뿐 아니라 제주 4·3사건, 세월호 참사, 용산 참사 등의 피해자들을 만나 꿈작업을 진행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역사적 상흔 때문에 개인과 집단에 들씌워진 트라우마를 어루만져 풀어가는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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