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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금산 공장 불산 또 누출…주민 “더 못참아”

등록 2016-06-06 18:36

신기영 금산 부군수(왼쪽 검은색 양복)가 6일 오후 2시30분 금산군 군북면의 한 초등학교 강당을 찾아 불산 유출 피해 주민들에게서 당시 상황을 전해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당국과 업체의 늑장 대응과 부실한 초동 조처를 강하게 성토했다.  금산/최예린 기자
신기영 금산 부군수(왼쪽 검은색 양복)가 6일 오후 2시30분 금산군 군북면의 한 초등학교 강당을 찾아 불산 유출 피해 주민들에게서 당시 상황을 전해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당국과 업체의 늑장 대응과 부실한 초동 조처를 강하게 성토했다. 금산/최예린 기자
화학 제조업체 배관 일부 파열
학교 강당 대피한 주민들 불안
“목 아프고 혈압 올라”…27명 치료
“공장 폐쇄 않으면 귀가 안할 것”
“공장 폐쇄 전까진 여기서 꼼짝도 안 할 겁니다.”

6일 오후 충남 금산군의 한 초등학교 강당. 주민 20여명이 스티로폼 장판에 의지한 채 몰려 있다. 강당 밖에도 주민 50여명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은 낮엔 폭염, 밤엔 한기와 싸운다. 집에서 급하게 나와 대피하느라 이틀째 같은 옷을 입고 있으며,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다. 한쪽에 대기 중인 보건소 직원에게 수시로 혈압을 잰다. 난민촌 같다.

공장 바로 옆에 살다가 피신한 김아무개(58·여)씨는 “집에 갈 생각도 못하고 있다. 집에 가면 불산 냄새가 날 것 같고, 불안하기만 하다. 계속 목이 아파. 혈압도 오르고 몸살기 때문에 죽겠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 6시35분께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램테크놀러지에서 불산이 누출됐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1시간 전인 오후 5시30분께 조정리 주민들은 해당 공장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을 발견했고, 직접 공장에 가 불산 유출 사실을 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50분께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주민들이 적어도 1시간 이상 불산에 노출됐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주민 27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안면마비와 두통, 호흡기 통증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경찰, 소방서, 금산군 등은 공장에서 불산과 물 400㎏이 유출됐고, 순도 49~55%인 불산 유출량은 100㎏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생산시설 결함으로 배관 일부가 파열돼 불산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불산은 무색 휘발성 액체로 염산이나 황산보다 인체 침투성이 강하고, 호흡기와 눈·피부 등으로 흡수되면 마비, 발진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주민들은 금산불산유출재해대책위를 꾸리고 공장이 폐쇄될 때까지 강당을 떠나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 공장은 2014년 8월에도 불산 3~7㎏이 유출돼 노동자·주민 등이 치료를 받았으며, 2013년 7월, 2014년 1월에도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다. 황규식(49) 조정리 이장은 “4차례 사고가 났는데 업체·당국은 제대로 된 초동 조처를 못했다. 다 주민이 발견해서 신고한 것이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공장을 폐쇄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해도 귀가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이상학(80)씨는 “불산이 유출된 뒤 인근 나무들이 고사하는 걸 보면 고엽제 피해만큼이나 심각하다. 당장 피해가 드러나지 않아도, 2~3년 뒤 혹은 수십년 뒤 어떤 건강 피해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민 모두 큰 불안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기영 금산 부군수는 이날 오후 강당을 찾아 “램테크놀러지 공장장을 만나 공장을 폐쇄하고 이전하는 것에 대해 답을 달라고 말했다. 7일 오후 4시에 업체 대표가 주민들을 만나러 오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금산/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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